증세가 거의 없는 신장암
2010-12-29 (수)
■사례 1
10여 년 전 어느 날, 30세 여자 환자가 중가주에서 찾아왔다. 방문 이유는 왼쪽 윗배 부분에서 뭔가 묵직한 기분이 들어서 검진 받고자 왔다고 했다. 그렇다고 아픈 것은 아니고 딱히 표현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소화도 잘 되고 체중이 줄거나 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몇 달 전에 한 혈액검사 결과도 정상이라고 했다.
진찰을 했더니 왼쪽 복부에서 특별히 만져지는 것은 없었으나 그 부위가 뭔가 불룩해 보이는 것이었다. 눌러서 아프지는 않았다. 그래서 환자에게 “이 부위에 뭔가 있어 보인다. 왼쪽 상복부에 위장이 있으니 위장에 혹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다른 부위에 혹이 있을 수도 있다. 정확한 것은 위 내시경과 복부 초음파를 해 보아야 한다. 촉진과 청진만으로 진단을 내릴 수는 없으니 꼭 검사를 해보라”고 권했다.
그 날 복부 초음파 상에서 무려 12cm나 되는 신장(콩팥)암이 발견되었다(왼쪽 신장 전체가 암으로 바뀐 것이다). 환자는 대경실색을 했다. 신장암의 원인은 딱히 모른다. 술과 담배도 이유가 아니고 유전도 아니다. 또 혈액검사 상에는 신장 기능검사(BUN, 크레아티닌)가 정상으로 판독된다.(신장이 2개이므로 하나가 완전히 암으로 바뀌어도 나머지 신장에서 신장 기능을 100% 유지할 수 있다.) 이 환자는 대학 병원에 바로 입원하여 수술해서 완치될 수 있었다.
■사례 2
35세 된 남성 환자로 우리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친척 되는 분이다. 우연히 병원 앞을 지나가다가 인사차 들렀다고 했다. 한 번도 병원에서 검사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며 어떤 검사를 하면 좋을지 물어보았다. 그래서 기본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를 추천했는데 놀랍게도 6cm되는 신장암이 우측 콩팥에서 발견되었다. 이 환자의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는 둘 다 정상이었다. 이 환자도 즉시 비뇨기과 의사에게 보내져서 수술로 완치되었다.
이 2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신장암도 다른 부위로 전이 일보직전까지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다른 부위로 퍼지면 그때는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아무런 증세가 없을 때 1년에 한 번씩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신장암을 발견하여야 살 수 있는 것이다. 특히 35~40세에 도달한 독자 여러분들은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 보기 권한다.
차민영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