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분석 데이터가 서서히 증권계 내에서 돌기 시작했다. 물론 두번째 양적통화 완화(QE2) 정책이 미리 알려진 지난 8월부터 증권과 골드시세가 동시다발로 상승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증시가 오름세를 보였던 지난 4개월간의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11월의 실업률이 10월의 9.6%보다 오히려 증가된 9.8%로 집계되었고 불완전 고용률은 여전히 17%에 머물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12월1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FOMC 발표문에도 그다지 확고한 회복의 시기가 언제쯤이 될 것인지를 알려줄 만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았다. 아래의 문구는 그 발표문을 요약한 것으로 현재 FRB의 눈에 보이고 있는 경제가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지난 11월 미팅 이후에 집계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봤을 때 미국의 경제회복은 진행형이긴 하지만 실업률을 줄일 만한 여력은 못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취약하나마 약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저조한 고용율과 개인소득 증가율, 주택시세의 하락과 은행 대출의 감소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체들은 기계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은 계속되고 있으나 전년에 비해 둔화된 페이스이며 주택을 제외한 구조적 투자는 여전히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주들은 아직도 일자리 창출을 피하고 있다.”
FRB의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과 고용률 극대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FRB는 2011년의 인플레이션은 하향 안정성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관계로 향후 6~7개월 동안의 노력은 경제활동의 왕성함을 꽤하는 쪽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투자가들은 앞으로도 자산 가격 부양을 발판으로 하는 경제회복 노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RB는 다양한 형태의 자산들의 가격이 동시다발로 상승시킴으로써 위축되었던 기업과 개인들로 하여금 투자, 지출, 소비심리를 자극하게 되고 결국에는 고용증가가 따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FRB는 2011년 6월 말까지 6,000억달러의 QE2 정책을 꾸준히 밀고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 시켰다. QE 정책으로 말미암아 달러가 극도로 약화되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FRB가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유로 선진국들이 아직도 디레버리지의 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위험을 피하려는 대형 은행들이 시중에 융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월스트릿에는 이번 QE2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한 예로 세계 최대의 채권펀드를 운영하는 핌코에서는 최근에 2011년 하반기의 경제성장 전망을 2.5%에서 3.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폴트폴리오에 우선주와 전환채와 같은 위험자산의 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관론자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NYU 경제학 교수도 미국이 더블딥으로 빠질 확률(tail risk)을 하향조정했다.
최근 두 달 동안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이 2.4%에서 3.5%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주택금리와 달러의 동반상승, 그리고 지칠 줄 모르던 금시세도 잠시 조정국면으로 들어선 것은 모두 경기지수 회복의 조기신호에 대한 반사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임시적 반사작용이 언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지는 아직도 미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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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