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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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라(59)절제”

2010-12-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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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쓴 우화집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 나오는 스토리다. 땅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많았던 바흠이라는 농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광활한 농토를 소유하는 촌장이 아주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촌장을 찾아갔다. 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농토를 파는 조건이 아주 특이하였다. 농토의 가격은 언제나 일정한데 하루 당 1천 루불 이라는 것이다. 관심이 많은 바흠이 촌장에게 물어보았다. “<하루 당>이라는 계산법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촌장이 대답했다. “우리는 평당 얼마라는 계산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치로 땅을 팝니다. 출발점을 떠나 하루 동안 당신의 발로 밟고 돌아 온 땅이 바로 당신의 땅이 됩니다. 그리고 하루 당 가격이 1천 루불 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바흠은 마음이 기뻐 흥분되기 시작했다. 바흠은 이튿날 아침 일찍 동트기 전에 출발점으로 나가 촌장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촌장의 일행이 나타나 바흠을 알아보고는 “자, 이제 출발하십시오.” 라고 말했다. 바흠은 속으로 “내가 열심히 달리면 아마 100만 평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야.”라고 중얼거리면서 힘차게 달려 나갔다. 100만 평의 땅을 바라보며 달리는 바흠의 두 눈은 거부가 되는 꿈으로 활활 타올랐고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 해가 솟아오를수록 발걸음도 점점 빨라졌다.

이젠 하루의 시간도 많이 지나서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지만 바흠은 “조금만 더 가자, 조금만 더 간 후에 돌아가자.” 라고 중얼거리며 계속 앞으로 나갔다. 더 앞으로 나갈수록 점점 토질이 좋아졌으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돌아 갈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한참을 정신없이 나가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평선 아래로 숨어들고 있었다. 촌장과 출발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바흠은 전속력으로 돌아서서 달렸다. 바흠의 마음을 아는 듯 다행히 해는 아직 지평선 바로 위에서 얼굴을 내밀고 머뭇거리고 있었고, 언덕 저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촌장의 일행의 모습도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보였다.


이제 바흠은 마지막의 안간 힘을 다해야 할 순간임을 알아채고 젖 먹던 힘을 다하여 내 달렸다. 그리고 간신히 출발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 심장이 찢어지는 뜻한 통증을 느끼면서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쓸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촌장은 쓰러진 바흠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이 우화가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교훈이 무엇인가? 절제다. 우리가 무슨 일이 잘되면 잘 될수록 절제와 겸손을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로마의 시저에게 충직한 종이 한 사람 있었다. 시저는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아도 그 종의 말을 항상 귀담아 들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런데 그 종이 매일 아침 시저에게 나타나 귀엣말로 꼭 한 마디를 속삭였다고 한다. “시저여 당신은 신이 아닙니다. 당신이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오늘도 잊지 마십시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일찍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부귀영화와 공명을 한 몸에 누리고 살았던 이스라엘 최고 전성기의 왕이었다. 그의 부의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상아와 정금으로 자신이 앉는 보좌를 만들고 식탁과 그릇을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비극으로 끝이 났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에게 주어진 부와 권력을 절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높은 산을 등정할 때 꼭 지켜야 할 철칙 한 가지가 있다. “정상에 오래 머물지 말라”는 것이다. 바흠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든지 남을 이끄는 리더가 된 사람은 바흠의 교훈을 가슴속에 깊이 담아 놓아야 한다. 오늘날 권력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들, 부를 경영하는 기업가들, 세상 인기를 생명처럼 여기는 스타들과 유명인사들, 그리고 교회 목회자들까지도 꼭 기억하라. 절제가 수반되지 않는 축복은 어떤 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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