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상실 신고 꺼린다
2010-10-04 (월) 12:00:00
▶ 시민권 획득후 “호적 말소된다” 기피…국적 관리 안돼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한인 대다수가 국적사실 신고를 하지 않고 있어 한국 정부의 재외국민 국적관리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정부의 이같은 허술한 국적관리로 인해 재외국민 선거가 부정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관할 중서부지역 거주 한인들 중 국적상실 신고를 접수한 사례는 29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중서부지역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998명(국토안보부 집계)의 29.5%에 불과한 것으로 미 시민권 취득 한인 3명중 1명만이 국적상실을 신고했다는 계산이다. 지난 2008년에도 중서부지역에서 미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1,553명 가운데 총영사관을 통해 국적 상실 신고를 마친 한인은 405명에 불과했으며 2007년 역시 시민권 취득자 1,386명중 국적상실은 신고한 한인은 348명에 그쳤다. 2010년에도 지난 1일 현재 국적상실 신고를 한 한인은 252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시민권 취득 한인들의 국적상실 신고가 저조한 것은 국적상실 신고를 할 경우 한국 국민으로서의 권리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적상실 신고를 한 순간부터 시민권 취득자는 외국인으로 취급되고 있어 한인들이 국적상실 신고를 꺼린다는 것이다. 시민권자가 된 한인 김모(50)씨도 국적상실 신고를 위해 최근 총영사관을 찾았으나 한국 호적이 말소된다는 설명을 듣고 결국 신고를 하지 못했다.
한국 국적법은 외국 국적을 취득할 경우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되도록 돼 있으며 외국 국적 취득자는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를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자가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에서 국적상실자를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시민권 취득자가 국적상실 신고를 직접 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에서 이들을 파악할 방법이 없다”면서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고 한국 국적자로 행세하면서 재외국민 선거에 참여할 경우 이를 가려내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