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반대는 어리석음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지식과 지능이 탁월해도 지혜가 부족하면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 지혜는 경험이나 나이와 연관이 있는 듯 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지혜는 독창성이나 창의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혜를 사회적 지능, 혹은 실제적 지능이라고 부른다. 지혜의 사전적 정의는 보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혜란 현실의 삶의 처세와 연관된 문제에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판단 능력). 둘째, 지혜란 계획한 어떤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가장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선택 능력). 셋째, 지혜란 인생의 어려운 문제들을 처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 운용술을 말한다(운용 능력). 그러므로 지혜가 빛을 발하려면 현실 문제에 대한 비범한 이해력, 판단력 및 수행력이 요구된다.
헨리 포드는 미국 안에 자동차 산업 혁명을 일으킨 선구자다. 하루는 미시간 주 디어본에 있는 자동차 공장의 큰 발전기가 고장이 나서 자동차 생산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 정도의 문제는 회사 내의 기술자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포드는 공장 안에 있는 전공(電工)을 불러 수리를 지시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걸려서도 고장 난 발전기를 고치지 못했다. 이 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던 포드는 마음이 다급해 졌다. 하는 수 없이 공장 밖에서 자
영업을 하고 있는 스타인메츠라는 전공을 불러 수리를 의뢰했다. 장애인이었던 스타인메츠는 거대한 발전기에 간신히 매달려 두 시간쯤 만지작거리더니 발전기가 다시 가동되도록 만들어 놓았다.
며칠 후에 포드는 스타인메츠로부터 10,000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그 당시 포드가 세상이 다 알아주는 큰 부자이긴 했으나 바가지를 씌어도 이건 너무 했다고 생각하여, 그 청구서에 이유서를 달아 되돌려 보냈다. “이 청구서 적힌 금액은 당신이 몇 시간 동안 발전기 모터를 두드리며 일한 것에 비해서는 너무 비싼 것이 아닙니까? 자세한 명세서를 부탁합니다.” 며칠 후에 스타인메츠로부터 명세서가 첨부된 청구서가 포드에게 배달되었다. “두 시간동안
발전기 모터를 두드리며 일 한 공임과 부속 값 : 10달러.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를 알아 낸 공임 : 9,990 달러. 총 합계 : 10,000 달러.” 포드는 스타인메츠의 청구서를 바라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를 알아 낸 그의 지혜를 인정하고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두말도 하지 않고 그가 청구한 금액 그대로 지불하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성경은 지혜의 보고(寶庫)다. 갓 태어난 아이를 놓고 두 어머니가 다투는 사건을 모성애의 논리로 명쾌하게 해결한 솔로몬의 지혜는 너무나 유명하다. 서슬 푸른 바벨론의 통치자 느부갓네살의 꿈을 해석하여 살아계신 하나님의 실존을 보여 준 다니엘의 지혜, 까다로운 아닥사스다 왕 치하에서 훼파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여러 반대자들의 방해를 돌파하고 52일 만에 성을 완성한 느헤미야의 지혜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더욱이 신약의 복음서는 예수님의 지혜로 넘쳐나고 있다. 똑똑한 바보가 되지 말라고 외치는 산상보훈의 교훈들은 인간의 어떤 지식과 지능도 관통하는 하늘의 신비한 지혜로 가득 차 있다. 또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고난 중에 쓴 옥중서신도 일종의 지혜 서신이다. 특히 교회의 비밀을 말한 에베소서와 성도의 기쁨을 노래한 빌립보서는 성서적 지혜 문학의 백미다.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든 리더는 지혜의 사람이어야 한다. 지혜가 메마를 때 리더십은 힘을 잃고 추락한다. 리더에게 지혜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알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잘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느냐하는 통섭과 활용능력을 말한다.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를 알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기도하는 전공처럼 남이 도달하지 못하는 지혜를 찾는 사람이 될 때 리더십은 찬란하게 빛을 발하게 된다.
이 글을 마감하기 전에 한 가지 부연하여 말한다. 당신이 만일 탁월한 영적 리더십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로마서 8:26-27을 묵상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가 되라. 성령은 지혜를 공급하는 하나님의 비밀 통로이다. 언제나 이것을 잊지 말라. 새로운 지혜의 탄생은 성령으로 말미암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