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가디언 지정서’를 작성해 둘 필요가 있다.

특정한 상황 하에서, 부모가 아닌 사람이 부모를 대신해 미성년 자녀의 양육 전반을 책임지는 경우, 또는 부모를 대신해 미성년 자녀의 재산 전반을 관리해 주는 책임을 이행하는 사람을 ‘가디언’(Guardian) 이라고 부른다. 불의의 사고나 재난, 질병으로 인해 미성년 자녀들의 부모가 더 이상 부모로서의 책임을 이행할 수 없게 되면 친지들이라든지 원하는 ‘가디언’이 있다면 정해진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부모로서의 모든 권한이 자동적으로 이전될 것이라 간주한다.

그러나 ‘가디언’은 정해진 법적 절차를 밟아서 법원을 통해야만 ‘지정’ 받게 되어 있다. 또한 ‘가디언’ 지정의 궁극적이며 최종적인 결정 주체는 부모도, 친지도, 미성년 당자사도 아닌 판사이기 때문에 부모나 미성년 자녀의 의지와 무관하게 판사가 미성년에게 가장 유익이 된다고 판단되는 ‘가디언’을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법이 부여한 판사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디언 지정서’가 사전에 작성되어 있는 경우엔, 판사는 대단히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에 의해 사전에 작성된 ‘가디언 지정서’를 바탕으로 ‘가디언’ 지정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바로 이러한 이유가 부모 당사자들에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불의의 재난이나 사고, 질병의 경우를 생각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전에 ‘가디언’을선별해‘가디언 지정서’(Nomination of Guardian)를 작성해 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부모가 사망한 경우, 특별한 건강·정신 상의 문제로 부모로서의 책임을 온전히 실행 할 수 없는 경우, 부모가 수감된 경우 등엔 ‘가디언’이 지명되어야 한다.

부모가 아닌 사람에게 부모로서의 일체 권한을 부여하는 중대한 일이라, ‘가디언’ 지정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한 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된다. ‘가디언’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미성년자의 양육 전반을 책임지는 ‘가디언’이 있고, 미성년 자녀의 재정 전반을 관리하는 ‘가디언’이 있다. 한 ‘가디언’에게 양육과 재정 관리 두 가지의 권한이 부여될 수도 있다. 양육권을 부여받은 ‘가디언’의 경우, 미성년자의 양육에 관련한 제반의 문제를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되는데, 이는 부모로서의 기본적 의무인, 의식주 제공이라든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신체 및 정서적 성장을 도와주며, 의료 치료전반 및 교육을 충실히 실행해야 할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재산 관리의 권한을 부여 받은 ‘가디언’은, 미성년자 앞으로 된 통장, 수입 및 금전을 포함한 여타의 재산을 관리할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법원은 양부모가 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은 한 생존한 부모에게 특별한 경우를 재외하곤 자녀에 대한 권한을 부여한다.

한 가지 주지해야 할 사실은, ‘가디언’이 다른 사람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친부모가 미성년 자녀에 대한 재정적보조 의무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친부모에게 양육에 대한 재정 보조를 요구할 수 있으며, 재정보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친부모를 상대로 소송도 할 수 있다. 다만, 친부모로부터 어떤 보조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체로 재정 보조의 책임은 ‘가디언’에게 전가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말만 친척이지 수년동안 연락 한번 안하고 지내는 친지들도 있다. 법원의 판사가 속사정을 알리가 없고 촌수를 따져 가깝다는 이유로 이웃사촌만 못한 친척을 ‘가디언’으로 선정한다면, 그 친척은 예기치 못했던 아이를 떠맡아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고, 아이 입장에서는 낯선 사람 슬하에서 성장해야하는 비극을 겪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부부가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까이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다, 그나마 미국에 살고 있는 적은 수의 친척은 타주에 거주하고 있어 만난 적도 없고 간간이 전화 연락만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엔 더 더욱이 ‘가디언 지정서’를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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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