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세입자 영어, 법규 몰라 불이익

2010-09-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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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주 임의대로 렌트비 체납 세입자 강제퇴거등 분쟁

일부 건물주들이 렌트비가 밀린 한인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법 절차를 무시한 채 강제 퇴거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영어가 서툰 한인 세입자를 대상으로 언어 소통부족과 관련 법규를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 건물주가 임의대로 나갈 것을 강요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산호세에 거주하는 김상균씨는 지난주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밀린 렌트비에 화가 난 건물주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집 자물쇠를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건물주를 찾아가 렌트비를 꼭 갚을 테니 문을 열어달라고 짧은 영어를 동원해 사정을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렌트비를 가지고 오면 열어주겠다는 말뿐이었다.
박지영(SF)씨는 가게세가 3개월 밀리자 건물주가 전기를 끊어버려 영업을 중단해야했다.
그는 “건물주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렌트비 낼 돈을 숨겨놓고 안주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어떤 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이같은 건물주와 세입자간의 분쟁 때문에 최근 한인 변호사들에게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지수 변호사는 “렌트비 체납액과 상관없이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건물주 임의대로 자물쇠를 교체하거나 전기를 끊는 등의 행위는 명확한 불법행위”라며 “이런 경우 소송을 하면 법원은 세입자의 손을 들어준다”고 설명했다.
렌트비 체납 시 일반적인 합법 절차로는, 우선 3일간 세입자가 거주하는 유닛에 렌트비 지불을 요구하는 경고문을 붙인다. 만약 이 기간 동안 렌트비를 내지 않을 경우 임대계약파기 소송을 법원에 제출 할 수 있다. 퇴거명령소송에 승소했을 경우, 셰리프국에서 정한 기간 내에 이주할 것을 세입자에게 통보한다. 보통 소송에서 판결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소비된다.
배성준 변호사는 “한 한인은 3일이 지난 후에 렌트비를 마련했지만, 건물주가 받지 않아 퇴거 위기에 처했다”며 “정해진 기한이 지나면 렌트비를 줘도 건물주가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전에 양해를 구해서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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