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보딩스쿨로 자녀 보내는 부모에 조언

2010-08-16 (월)
크게 작게

▶ 전화통화땐 아이의 말 더 들어주라

9월 초면 전국의 보딩스쿨도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다. 이번에 입학하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처음 경험하는 생활과 환경에 대해 설레기도 하면서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이를 멀리 보내기 전 단단히 준비해 보낸다면 훨씬 마음이 놓일 것이다.


‘이래라 저래라’잔소리 자녀 입장에선 듣기 싫어
룸메이트와는 어떨지·예습할 것 없는지 챙겨야


■무엇을 준비하나


예를 들어 아이가 동부 매사추세츠 주에 소재한 보딩스쿨에 진학한다면 부모가 함께 따라가 물건을 준비하게 된다. 이 때 무엇을 준비해 가고, 무엇을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물품 목록은 이미 학교에서 알려줬다.

먼저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월마트와 같은 대형 도매상점이 위치해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한다. 대형 상점이 학교에서 한 시간 이상 떨어져 있을지라도,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부피가 큰 물품들을 구입해서 아이가 머물 방에 비치할 수 있다. 부피가 작은 물품은 가져갈 수도 있고, 짐을 부치는 방법도 있다.


■ 룸메이트와의 관계

대부분 보딩스쿨 학생들은 두 명이 방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집을 떠나 있어도 홀로 외로움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위로하거나 격려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서로 생활리듬이 맞지 않거나 공부를 중요시하는 정도가 크게 달라 함께 지내기 힘든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학생 본인이나 부모가 학교에 건의하여 룸메이트를 바꾸거나, 학교에 요청하여 싱글로 옮길 수 있다.

신입생부터 싱글 룸을 배정하는 학교들도 있다. 룸메이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취침시간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외로움을 많이 탄다면, 룸메이트가 있는 더블 룸으로 바꿀 수 있다.



■ 아이와의 연락

모든 학생들은 매일 저녁 정해진 시간 안에 기숙사에 들어가 숙제를 하도록 되어 있다. 아이가 숙제를 마친 뒤 부모와 통화할 수 있다. 숙제를 일찍 마치는 아이가 아니라면, 시간을 정해 놓고 정기적으로 통화하는 것이 좋다.
통화 때 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멀리서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한다면, 아이들은 부모와 통화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숙해지게 된다. 가능하면 아이를 믿어주고, 학교나 교사 또는 주변의 학생들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는 삼가는 게 좋다. 학교에 적응하려 애쓰는 아이를 흔드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 도서목록

‘서머 리딩 리스트’ 즉 여름방학에 읽어야 할 도서목록을 학교에서 보내왔는데, 미리 꼭 읽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학년별 필독도서와 권장도서로 구분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필독서는 여러 차례 읽은 뒤 노트정리를 해 가는 게 좋다. 주요 단어를 사전에 찾아서 확인하기도 하고, 주요 등장인물에 대해 간단히 서술해 둔다면 수업시간에 큰 도움이 된다.

명문 보딩스쿨에서 진행하는 영어와 역사 과목은 12명이 둘러앉아 토론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리 질문할 거리를 준비해 간다면, 낯선 토론식 수업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 토론식 수업에 경험 없는 학생들이 첫 학기에 고전하여 해당 과목에서 낮은 성적을 받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 아이의 학업상태 확인

많은 보딩스쿨이 3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각 학기마다 중간고사 결과를 알려준다.

보딩스쿨 학점제는 학생 간의 점수 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립학교와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12명의 영어 반에서 1등 점수가 92점이면 꼴등 점수가 80점을 주는 식이다. 따라서 자녀가 받은 점수가 그 클래스에서 중간인지, 아주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상대적인 관점에서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자녀가 받은 평점을 통해 학습 정도를 파악할 수도 있지만, 각 과목 교사가 적은 소견을 더 유념해 봐야 한다.

매년 가을과 봄에 주어지는 ‘가족주간’에 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원하는 과목의 담당교사와 간단한 컨퍼런스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는 과목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담당교사의 도움을 적절히 받도록 부탁하도록 한다.


■ 대입 준비

보딩스쿨이라고 아이가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교육에 관한 모든 것들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다.

보통 어드바이저로 불리는 교사 한 명이 학생 여섯 명 내외를 관리하면서, 주로 학과목이나 학교생활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조언해 주거나 도와준다.

대학 진학에 관한 경우는 11학년 겨울 학기가 되어서야 대학진학 관련 카운슬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한 명의 카운슬러가 약 300명의 시니어 학생을 도와주고 있는 공립학교와 달리, 보딩스쿨 카운슬러는 약 40여명의 학생을 관리, 학생 개개인의 준비 수준과 특성에 맞추어 진학 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입학하자마자 미리 4년간의 교육 설계를 세워 진행해 나간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후보자가 될 수 있다.


알렉스 정 원장 <윌셔 아카데미>
(213)381-3401 wilshireacademy.com


보딩스쿨은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는 과정이다. 명문 보딩스쿨 중 하나인 필립스 아카데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