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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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을 원하는 사람

2010-08-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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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딥과 디플레이션이 운운되고 있는 마당에 이자율을 올려야 한다는 건 웬말인가. 지난주 화요일에 열렸던 연준위 FOMC 미팅에서 10명의 위원회 멤버 중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한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사람은 연방준비은행 캔사스시티 지점장인 토마스 호닉(Hoenig) 이었다.

호닉은 1973년 FRB에 처음 등용된 이후 1991년에 캔사스시티 지점의 책임자로 올라선 고참 멤버다. 그는 1980년대의 토지, 농산물 버블과 S&L 사태, 주식 폭락, LTCM 헤지펀드 베일아웃,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1~2003 더블딥 리세션, 2007~2008 부동산버블 붕괴와 서브프라임 금융사태를 모두 겪은 FRB 최고 노장이다.

그는 지금의 경제가 추가 부양책이 필요할 정도로 쇠약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FRB가 우려해야 할 것은 과거의 실책들을 어떻게 하면 또 범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인 것이지 경기회복을 부채질하기 위한 시기만 기다리고 있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한해 동안 기업들은 63만개의 직장을 창출해 냈다. 하지만 최근에 센서스가 끝남에 따라 정부 고용이 대거 줄어들면서 전체 실업률이 진전을 보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경제의 흐름을 볼 때 좀 더 느긋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호닉 지점장은 지적한다.

지난 2003년 불경기 때에도 FRB는 단기적인 경제 데이터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했었다. 그것은 저금리 정책을 지나치게 장기화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그 결과는 부동산 버블로 인한 불균형 경제로 치닫게 되었던 것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그 당시 FOMC 미팅 일지에 ‘디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100번에 가까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지난주 일요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버트루빈 클린턴 정부 재무장관과 폴 오닐 부시 정부 재무장관 두 사람도 지금의 경제가 약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자를 무릅쓰고 정부 지출을 급증시켜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힘으로써 호닉의 반대가 결코 혼자만의 입장을 나타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제로 퍼센트 금리가 20개월 지속되는 동안 사실상 폭리를 취해 온 곳은 대형 은행들이다. 그들은 FRB로부터 제로 퍼센트로 돈을 빌릴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무상으로 빌린 돈으로 3%의 이자율을 개런티 하는 연방 채권을 사들이게 되면 그것은 그야말로 불로소득이다.

반면에 은행들이 예금주들에게 지불하는 평균 이자율은 불과 0.29%에 머무르고 있다. FRB가 타겟으로 정해 놓은 2%선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보면 은행에다 예금하는 것은 손해가 된다.

재정상태가 양호한 대기업들은 1% 이자율의 채권을 발행해서 막대한 액수의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을 수 있지만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에게는 그처럼 낮은 이자율이 그저 그림에 떡일 뿐이다. 결국 저금리가 경기부양에 실질적인 도움이 못되었다는 것이 경제계의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지난 40년 동안 있었던 호황과 침체는 모두 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생긴 부작용이었다. 버냉키 의장이 만약 지금과 같은 저금리 정책을 계속 장기화시킨다면 향후 3~4년 이내로 또 다른 버블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호닉 지점장이 제로 금리정책에서 탈퇴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그 점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GyungJe.com, (213)703-7662


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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