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이슈가 쟁점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정책으로 맞설 것이 예상된다.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세인트루이스 FRB 행장이 최근에 공개한 글을 보면 향후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또한 FRB의 향후 정책이 디플레이션 방지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나설 것이라는 암시로 해석할 수도 있다.
참고로 불라드 행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이자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운영위원회 (FOMC)의 기준금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
‘위험의 7가지 모습’(Seven Faces of the Peril)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23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불라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골자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현재의 저물가와 제로 금리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낮다는 것을 FRB 자신이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들로 하여금 경제적 결정을 지연시키도록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FRB는 제로 금리정책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불라드의 주장이다.
둘째, 잠들려는 경제를 깨우기 위해선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이 갖게 하는 충격 치료법이 필요하다. 그 치료법은 국가 경제에 화폐량을 증가시키는 통화량 완화정책, 즉 Quantitative Easing(QE)을 들 수 있다. QE는 FRB가 달러를 찍어 시중에 돌고 있는 연방 국채들을 매입함으로써 달러를 경제 속에 펌핑해 넣는 정책을 말한다. 공격성 QE로 인해 시중에 달러가 늘어나면 달러의 가치는 자연히 하락하게 된다. 그것으로 빚어질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되기 전에 기업과 소비자들은 소비를 서두르게 된다.
셋째, 디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는 FRB의 강한 의지를 기업과 소비자들의 뇌리 속에 깊이 뿌리 내려줘야 한다. 그것은 FRB가 빚을 내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을 것이라는 것을 경제가 확고히 믿어야만 사람들이 돈을 쓰게 된다는 심리적 계산에서 비롯된 전략이다.
위의 내용을 쉽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이 해석, 전망할 수 있다. 첫째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활동성 경제환경의 밑거름이라고 말한다면 디플레이션은 경제적 우울증세라고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FRB는 정부 적자와 부채가 늘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경기 부양책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둘째, 새로 찍어 낸 달러지폐가 경제에 투입되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물가 또한 상승하게 된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것이 시장에 인식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돈을 쓰게 되어 경제활동이 왕성해 진다. 한편, 그것은 나중에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때 되더라도 지금은 디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FRB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증거이기도 한다.
디플레이션이라는 무서운 경제 상황이 닥쳐오는 데도 지난 한달 동안 증시가 상승세를 계속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와 같은 공격형 QE 심리전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응책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아직은 없으나 적어도 달러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명확히 드러난 것 같다. 따라서 그에 상응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시기가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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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박/시너지투자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