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전략 - “대박 조건-검은 백조이론”
2010-07-26 (월)
당대의 금융천재 중에 한 사람인 낫씸 탈렙(Nassim Taleb)의 저서 중에 검은 백조(Black Swan)라는 책이 있다. 검은 백조는 오랜 세월동안 존재하지 않는 새로 간주되었지만 300여년 전 호주에서 실제로 발견된 이후부터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일이 현실화되는 사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다.
현재, 교수이자 Universa라는 위기관리 펀드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탈렙은 어떠한 사건이 블랙스완 이벤트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필수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 그 사건이 희귀하고 예견이 불가능해야 한다. 둘째, 그 사건의 여파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리고 셋째 요소는 사건 발생 후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 사건이 예견될 수 있었던 것이어야 한다.
블랙스완 이론의 핵심은 위험관리에 있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위험에 미리 대비하는 펀드가 대비되지 않은 펀드에 비해 훨씬 높은 안정성과 수익 실적을 함께 가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2007~2008년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닥치는 대로 매입하고 있었을 당시 은행들 사이에서는 크레딧 디폴트 스왑과 같은 합성 파생상품을 천문학적인 단위로 거래하고 있었다. 그 당시 와튼(Wharton) 경영대학원 출신의 수재들이 디자인해 낸 파생 금융상품들은 최악의 사태에 대한 방어를 완벽하게 해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월스트릿은 그 비상한 두뇌들이 산출한 수학을 믿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서브프라임 사태는 그 당시로선 상상을 초월한 사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탈렙은 이미 그때 블랙스완 이론을 적용하는 투자펀드를 시작했다. 예견치 못했던 미래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용경색의 정점이었던 2008년 10월에 그의 펀드는 최고 115%의 수익률을 기록함으로써 천재 수학가들의 맹점을 유감없이 표면화시켰다.
그 당시에 대박을 터트린 사람은 탈렙만이 아니었다. 손을 대는 곳마다 큰 수익을 올렸던 펀드매니저 잔 폴슨(John Paulson)은 탈렙보다 1년이나 먼저 블랙스완 이벤트에 대비해 왔었다. 2006년 7월을 기해 폴슨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내포된 위험성에 대해 너무나도 안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들과 반대의 포지션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예견은 시기적으로 너무 빨랐기 때문에 초창기에 그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그는 손해를 보면 볼수록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을 굳혔고 오히려 투자액수를 늘리는 등 과감하고 단호한 투자 자세를 취했다. 결국 그 다음해인 2007년 한해 동안 그의 펀드는 무려 150억달러의 투자수익을 올려 서브프라임의 비극을 통해 블랙스완의 이론을 완성시켰다.
블랙스완 이론은 결국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홀로 걸으며 신화를 창조할 수 있게 한다. 다음의 블랙스완은 무엇이 될까? 하루아침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달러의 가치 폭락, 지구의 대재앙등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지만 우리는 투자가들로서 그러한 블랙스완 이벤트 속에서 경제적 대박을 창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또한 우리의 가족과 재산은 그와 같은 블랙스완 이벤트로 부터 보호되어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213)703-7662
토마스 박 / 시너지투자자문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