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안희경 번역작가

2010-07-2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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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스페셜리스트

행복의 조건을 40년 가까이 연구해 온 대학자가 있다. 세계 32개 언어로 번역 되어 온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미하이 박사다. 대단한 이론을 짧게 정리하면, 국민 소득 1만불 이상이면 물질적 소유가 행복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다양한 그룹의 사람을 조사한 데이터다. 한국 할머니도 있고, 일본 요리사, 공장 노동자, 화가 등 다양한 사람의 시시각각 상태가 들어 있다. 그럼 그들이 언제 행복했을까? Flow 상태일 때 행복이 찾아 들었다. 한국어 책은 ‘몰입’이라 번역되었다. 하지만 좀 부족하다. 선생의 설명은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빠져들며 성취감을 얻는 상태라고 한다.

피아노를 시작했다 해도, 정작 그 음악을 즐기려면 자재하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도 연마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넘으면, 또 지난 노력이 동력이 되어 계속 나아가게 된다. 한 공장 조립라인 노동자도 조립 시간을 앞당기려고 올림픽 선수처럼 수련했다. 42초 이루던 걸 28초에 마무리 했을 때, 그에게는 남보다 낳은 보수와 윗사람의 신뢰가 왔다. 그리고 더 이상 기록을 갱신할 수 없게 되자 전기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조립 시간을 단축하던 그 마음으로 공부에 전념했다. 그는 행복한 노동자에서 행복한 전기 기술자가 되었다. 오늘 아침 밴쿠버에서 미하이 선생에게 들은 이야기다. 행복은 극기의 과정을 딛고 온다.

여름방학 시작부터 신문엔 교육 기사가 많아졌다. 한국 부모의 가장 큰 관심이기도 하다. 아이의 성공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다. 스스로 행복을 일굴 수 있도록 철저한 인내의 시간을 관리해 주기도 한다.


미하이선생에겐 두 아들이 있다. 한 명은 열 세 살에 경찰의 방문을 받았다. 늘 조립식 병정 놀이에 빠져 다이나마이트까지 터트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MIT 교수다. 과학을 몰라 손해 입는 사람들의 인권과 재산권을 지켜준다. 첫째는 수학 1등으로 하버드에 갔다. 1년 뒤 중국역사를 공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버클리 교수이며 고대 중국사 전문가다.

아이들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미래까지 정해 주기 보다는 느긋이 귀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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