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에서 받는 차별

2010-07-2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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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순에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대전에 사는 사촌 누이동생과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그의 두 딸 등 모두 7명이 합세하여 봉고차를 렌트해 충남의 보령, 부여, 대전 그리고 경북의 경주와 안동을 관광하였다.

숙소는 미국식 별장 같은 펜션으로 정하여 무더운 날씨였지만 아주 쾌적한 여행을 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외국 국적자라고 받은 차별이 내내 머릿속에 씁쓸한 기억으로 머물러 있다.

첫 번째 차별은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서였다. 3천 궁녀가 백마강에 뛰어내린 낙화암을 보기 위해 부소산성에 입장하려고 입장권을 살 때였다. 매표소 직원이 만 65세 이상은 입장이 무료라며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한국정부가 발행한 ‘외국국적 동포 국내거소 신고증(거소증)’을 제출하였더니 외국인이라며 표를 사야 한다고 했다.


그 후 경주의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서울의 창덕궁 입장 때도 마찬 가지였다
서울에 와서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만 65세 이상이면 주민등록증을 지하철 매표기에 넣고 무료승차 카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 살면서 사업을 하거나 일을 하여 세금을 꼬박꼬박 낸 사람들도 외국인이면 내국인이 누리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국정부는 외국국적 동포에게 ‘외국국적 동포 국내 거소증’을 그리고 해외에서 영주권을 받아 살지만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동포에게는 ‘재외국민 국내거소 신고증’을 발행해 준다. 그래서 ‘재외국민’들은 외국에서 계속 살다가 한국을 잠시 방문하여도 한국에 세금 한푼 안 내었지만 내국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한국에 오래 살면서 각종 세금을 다 내고 있어도 내국인 대우를 못 받게 되어있다.

얼마 전 오마이 뉴스에는 한국에서 48년째 거주하는 80세의 폴 세갈 씨 케이스가 소개되었다. 그는 그 동안 한국에 각종 세금을 다 내었는데도 단지 외국국적 소지지라는 이유로 지하철 무임승차권을 받지 못하는 등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이런 부당한 규정을 철폐해 줄 것을 하소연 하였다.

고궁의 입장권이나 지하철 승차권 같은 사소한 문제를 떠나 부동산 양도세에서도 외국인은 큰 차별을 받는다. 장기보유의 감세 혜택도 미국 시민권자와 같은 외국인이 파는 경우에는 해당이 안 돼 내국인보다 15% 세금을 더 낸다. 한국의 부동산 장기 보유세는 미국의 캐피탈 게인(Capital Gain)과 같이 저율의 세금인데 이는 오직 내국인에게만 적용된다.

이외에도 외국 국적 소지자가 한국에서 살거나 여행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장애인이 된다면 그 사람은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장애자에게 ‘장애인등록증’을 발행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인권 선언은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성별, 계급, 연령, 인종, 국적, 출생지, 신체장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명기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가 세계 11위이고 OECD 회원국이고 G-20의장국이 되었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을 차별하는 각종 차별정책들을 없애고 모든 사람을 똑 같이 대우할 때 진짜 선진국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회원국인 세계무역기구(WTO)도 회원국은 모든 외국인에게 내국인대우(National Treatment)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외국국적 소지자에 대한 차별을 금하고 있다.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미국에서의 차별 철폐를 위해서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조국 대한민국에서 받는 차별도 철폐하는데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drccrh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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