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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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뒤에 숨은 경제적 내막

2010-07-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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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에서 살면서 국가의 경제와 내가 처하고 있는 경제현실에 큰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아져 손님들의 발길이 현저히 줄어들고 매상도 크게 떨어졌는데 정부로부터 나오는 GDP 통계는 여전히 성장세라고 한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가 무척 컸다고 하는데도 주식시장은 급등세로 뛰어오른다. 의료비, 교육비 등 기본 생활비는 크게 오르는데 정부는 물가지수가 겨우 1~2%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하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결국 어디에선가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체감하는 경제적 현실이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상황과 차이가 있다는 뜻인데 과연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공식적 경제지표들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기에 지표에 의한 경제와 체감으로 느끼는 경제가 주는 느낌이 그리도 큰 것일까?


지난 6월의 실업률이 9.5%인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의 거목인 누리엘 루비니 NYU 경제학 교수는 실업률을 언급할 때마다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 17%를 입에 올린다. 갤럽에서 집계한 5월의 실업률은 월스트릿이나 정치계에서 흔히 가리키는 일반 실업률 9.5%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19.1%로 설정하고 있고 투영(실제) 경제 통계를 바탕으로 한 실업률은 21%가 넘는다. 다섯명 중에 한명이 정규 직업을 못 가진 것이 현실이라는 뜻이다.

만약에 다음날 아침 경제뉴스에서 실업률이 9.5%가(통상 실업률) 아니라 21%로(실제 실업률) 개정 발표된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목격하게 될까. 정계와 월스트릿에는 치명적인 파장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반대로 그처럼 현실성 있는 경제 지표는 우리 소비자들과 사업가들에겐 진실된 경제 좌표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향후의 지출, 저축, 투자 계획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물가지수가 1%에서 2% 사이에서 움직였던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실질적 물가지수가 4%에서 5% 수준이라고 개정 발표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즉시 전 세계의 이자율은 수직 상승을 하게 되고 증권 시세는 곧 바로 폭락하지 않을까.

또한 연방과 주정부들은 즉시 파산을 선언해야 하는 극적인 상황에 놓이게 될 텐데 그것은 정부들이 발행해야 할 채권에 대한 이자비용 급증은 물론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공무원들 연봉의 재조정으로 생길 추가 예산으로 인한 재정적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를 읽어갈 때는 그와 같은 두 단계(two tier)의 경제구조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와 같은 경제구조를 워싱턴의 경제와 스마트 머니의 경제라고 구분시킨다.

워싱턴의 경제구조는 정치계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제지표가 구성되어 있고 스마트 머니 경제를 아는 사람들은 워싱턴이 던져주는 지표들 뒤에 숨어 있는 경제적 내막을 꿰뚫고 있다.

부동산이나 증시 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계획 분석할 때는 그와 같은 두 단계 요소가 창출하는 경제 사이클의 파장관계를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는 경제구조를 변화시키고 경제력은 정치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스마트머니는 그러한 다이내믹스 안에서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 가고 있다.
(213)703-7662


토마스 박 / 시너지투자자문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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