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어머니가 집에서 식혜를 담그시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엿기름을 물에 녹여서 가는 채로 엿기름 찌꺼기를 걸러내고 엿기름 녹은 물만 따로 모아 잘 찐 밥과 혼합하여 밥솥에 몇시간 끓이면 달콤한 식혜가 되었던 것 같다.
가끔 엉성한 채를 써서 거르면 식혜에 찌꺼기가 남아 있어 텁텁한 느낌을 주곤 했는데 필자는 그런 찌꺼기가 남는 걸 싫어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머니는 채 중에서도 가장 구멍이 작은 채를 이용해서 행여 미세한 엿기름의 찌거기라도 남을까 조심하셨던 것 같다.
물을 마시는데도 이런 정성스러운 과정이 필요하다. 물은 용해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든 물질을 녹이는 성질이 강하다. 그래서 물은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따라 순수한 물 외에 다양한 물질, 특히 오염물질들이 용해되어 함께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물에서 오염물질과 이물질 등을 걸러내기 위해 정수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현재까지 개발되어 온 정수기는 크게 멤브레인이 없는 필터 여과 방식과 멤브레인을 이용한 역삼투압(reverse osmosis) 정수 방식으로 구분되어 진다.
일반적으로 멤브레인이 없는 필터 여과 방식은 대부분 카본 필터로 여과하는 방식으로 수돗물 속에 함유된 더러운 맛, 냄새, 염소 및 일부 유기물질 정도만을 여과하므로 무기물질, 중금속, 유기 화학물질, 발암물질 등 미립자는 대부분 제거하지 못하고 통과시킨다. 많은 정수기 회사들이 원가가 싸고 관리가 간단하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이용하는데 냉장고에 장착되어 있는 필터, 브리타, 암웨이 정수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멤브레인을 이용한 역삼투압 정수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하고 있는 정수방식으로서 최첨단 고분자 공학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멤브레인이라는 반투막을 이용해 0.0001마이크론의 작은 구멍(머리카락 굵기의 100만분의1)을 통해 물 분자만 통과시키고 수돗물 속에 함유된 여러 가지 무기 미네랄, 중금속, 박테리아, 바이러스, 각종 세균은 물론 방사성 물질까지도 분리 제거하여 순수한 물을 만드는 정수방식이다.
이 방식은 가정용 정수기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에서 생산하는 Dasani, 펩시콜라 제품인 Aqua-Fina, 코스코의 Kirkland 병물 등 세계적인 음료회사들이 멤브레인 정수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멤브레인 방식이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정수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남가주의 수돗물은 지나치게 많은 무기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석회질(hardness)로서 물을 끓이면 그릇 안에 하얗게 가라앉는 앙금이나 세차나 설거지 후에 유리면에 하얀 얼룩이 생기게 하는 물질이다. 이런 석회질은 워낙 입자가 작아 멤브레인이 아닌 일반 필터 여과 방식으로는 걸러내지 못해 물맛이 텁텁하고 개운치 못하다.
해마다 여름이면 남가주는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데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지하수를 정수하여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롱비치시에서는 하수를 정수하거나 해수를 담수화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안에는 필수적으로 멤브레인 필터가 사용되는데 이는 최첨단 고분자 공학기술을 이용한 최고의 정수기술이기 때문이다.
이젠 매일 마시고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필요한 물을 얻는데도 어머니의 정성만큼 멤브레인 필터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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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아쿠아라이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