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프라도 입학처장 ‘일문일답’
칼텍은 MIT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공대의 양대 산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대학이다. 특히 이 대학은 LA 한인타운과 가까운 패사디나에 위치하고 있어 이공계 지원을 준비중인 한인 학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학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명한 만큼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16일 이 대학의 레이 프라도 입학처장을 만나 입학에 관한 궁금븡을 물어봤다.
학생 본인이 과학에 얼마나 관심있는지
에세이와 교사의 추천서 철저히 검토
사이언스 올림픽이나 수학경시대회 등
수상 경험, 참가 내용 꼭 원서에 포함을
-먼저 칼텍이 원하는 학생은 어떤 학생인가?
▶과학과 수학에 뛰어난 학생, 그리고 과학과 수학을 사랑할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 과학을 사랑한다는 것은 항상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과학에 대한 관심을 과학 경시대회 등을 통해 발표할 수 있는 학생을 우리는 원한다. 지적으로 유능하고 학업에 열중인 학생들 가운데 다양한 배경, 재능, 경험과 시각의 단면을 반영하는 학생들을 찾는다.
-칼텍은 일반적으로 ‘천재들의 학교’로 알려졌는데?
▶물론 기본 과목을 모두 이수하기 위해서는 학업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학생들만이 칼텍에 들어와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같이 천재들만 칼텍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보통 입학생들의 평균 성적은 상위 10% 정도인데 이는 일반 명문 대학들과 비슷한 수준의 입학생 성적 분포이다.
-구체적으로 입학사정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가?
▶학교 성적뿐 아니라 에세이, 추천서, 과외활동 등을 진지하게 고려한다. SAT나 ACT 스코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대학에 비해 응시 시험점수에 대한 중요도가 높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성적이 가장 중요한 팩터로 작용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성적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칼텍은 성적 외에도 추천서와 에세이가 마지막 결정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2개의 추천서 중 하나는 수학이나 과학 교사가 작성해야 하는데 그 내용을 입학위원회가 철저하게 검토한다. 학생들이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 추천서와 학생이 작성한 에세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팀웍이 강한 학생을 원하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칼텍 신입생들은 대학에 입학해 바로 클래스에서 교수와 그리고 동료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듣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수의 연구에 직접 참여한다. 학생 사정관들은 신입생들이 바로 클래스에서 다른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찾는다. 즉 공부벌레보다는 사회적 사교성이 뛰어나고 창조력이 탁월한 학생이 입학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에세이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 준다면?
▶왜 우리 학교에 들어오고 싶은지. 왜 과학이나 수학을 좋아하는지. 칼텍에 입학하면 자신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여기서 배운 내용을 나중에 사회에 나가 어떤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을 담으며 일반 에세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입학 사정에 따른 다른 공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기본적인 서류 심사나 에세이 그리고 추천서 심사는 다른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 하지만 과외활동에서 사이언스 올림픽 수상 경험이나 수학경시 대회 우승 경험 그리고 사이언스 캠프 참가 내용 등의 비중이 다른 대학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이언스 프로젝트에 대한 블루 프린트를 작성한다든지, 로봇 경영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며 꼭 원서에 이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많은 학인 학부모들이 과외활동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요즘처럼 불황일 때는 경비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데 과연 과외활동이 입학사정에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 것인가?
▶지원 학생이 과외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는 점보다는 어떤 과외활동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점을 배우고 또한 배운 내용을 자신의 일반 생활에 반영했는지를 우리는 본다. 칼텍에 응시하면서 독서클럽에서 활동했으며 문학클럽에 조인되었다고 하면 큰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과학이나 수학과 관련된 활동이 중요한데 에세이나 추천서 등을 통해 그 학생의 과외활동을 점검한다. 만약에 학생이 지원서에 여러 개의 과외활동을 했는데 에세이나 추천서에는 그 학생의 과외활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면 우리는 그 학생의 과외활동이 그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만든 액티비티가 아닌 것인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칼텍의 올 입시의 특징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다른 대학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높지 않지만 매년 지원서가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원생이 늘어난 이유에는 전체 졸업생 증가 및 유학생 증가 등의 이유도 있지만 지원서가 온라인을 통해 접수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여러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지원서의 수가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칼텍은 공대 전문의 특수 대학이고 꼭 칼텍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만 원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비해 원서 증가율은 낮다고 불 수 있다.
-응시자 수는 어느 정도이며 이중 몇 명이 입학허가를 받는가?
▶올 가을 학기의 경우 4,900명이 응시해 605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이중 228명이 입학 통지를 보내왔다. 지난해의 경우 4,413명이 원서를 제출해 674명이 합격됐으며 253명이 입학했다.
일반적으로 칼텍은 대부분의 입학생들이 남자들로 인식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입학생 중 147명이 남학생이었고 여학생이 107명으로 거의 40%에 가까웠다.
-입학 사정에서 인종별이나 배경별로 차이를 두는가?
▶우리 캠퍼스 역시 다인종 다문화를 원한다. 하지만 워낙 입학 정원이 적다보니 다른 대형 대학에 비해 인종별이나 배경별로 합격자를 구분하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 지난해 입학자들 중 36명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 학생들이었으며 35명이 외국 출신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최근 각 대학마다 치솟고 있는 등록금으로 걱정을 하는데?
▶재정적으로 매우 탄탄한 재단의 뒷받침으로 철저한 학비 재정보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칼텍에 재학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은 학비에 부담 없이 공부를 지속할 수 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재정보조 패키지를 오퍼할 때 학생 융자를 거의 포함시키지 않는다. 졸업생의 평균 융자 금액이 9,000달러로 사립대학은 물론 공립대학 졸업생들보다 월등히 낮다. 졸업생들이 학생융자가 거의 없이 사회에 진출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다.
<백두현 기자>
레이 프라도 입학처장이 칼텍의 지난해 입학 프로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패사디나 다운타운의 건물들과 비슷한 클래식 스타일의 건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칼텍 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