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웨스트포인트 소재 육군사관학교가 지난해 ‘포브스’ 잡지가 선정한 미국 내 최우수 대학(America’s Best Colleges 2009)에 꼽혔다. 육사는 물론 공군·해군 사관학교와 해양사관학교, 해안경비대학교 등 미국의 사관학교들은 졸업 후 일정기간 군인으로 복무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최상급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브스를 포함한 대학 평가 전문 기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최근 UC를 포함한 공립대학의 등록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사립대학들의 학비 역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 학비가 무료인 사관학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해안경비대, 해양사관학교, ROTC 학부모회가 함께 결성한 ‘한미 군 장교 및 생도연합회’(회장 박태영)가 지난 6일 타운에서 입학전형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사관학교 입학 과정 및 기타 프로그램들을 정리한다.
중학교 때 공부습관 기르는 등 일찍 준비 할수록 유리
추천서 받을 연방 상-하원의원 보좌관과 미리 친분 쌓고
스포츠 등 리더십 보여주는 특별활동 사정서 좋은 평가
▲입학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입학설명회에는 한인 학생과 학부모 100여명이 참가해 사관학교 진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사정관들은 사관학교 지원준비는 빠를수록 좋다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했다. 사관학교가 요구하는 우수한 성적, 건강학 체력 그리고 검증된 지도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학교부터 영어와 수학은 물론 과학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 외에도 커뮤니티 봉사 등 여러 과외 활동이 중요하다. 학교나 거주지 인근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스포츠 팀에 가입이 많은 도움이 된다. 걸스카웃이나 보이스카웃 등의 활동도 원서에 좋은 내용으로 평가된다.
해군사관학교의 샘 델가도 중령은 “사관학교는 단순한 군인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사회를 이끌 리더를 양성하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군대가 필요로 하는 학생이 아니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우리는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래 희망이 의사나 간호사인 경우도 사관학교를 통하면 이에 대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라.
사관학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한인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사관학교 및 ROTC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에는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주최 측이 사관학교 사정관들은 물론 현재 사관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들에게 참석자들이 직접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합회 박태영 회장은 “한인 학생 및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사관학교 입학에 필요한 정보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설명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필요한 정보를 얻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사관생도들이 직접 조언을 해 박수를 받았다. 해군사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로빈 이(3학년)군은 “지난 3년간 해군사관학교에서 공부하며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배울 수 있었다”며 “사관학교 생활은 끊임없는 공부와 체력 훈련으로 주말에도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결코 쉽지 않은 생활이지만 항상 도전하는 정신으로 주어진 태스크(task)를 완벽하게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늘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입학의 첫째 조건은 성적
미국 사관학교의 지원요령은 일반대학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육사와 해사 그리고 공사의 지원요령은 비교적 비슷하다.
군사 아카데미의 입학을 위한 조건과 구비 사항으로는 우선 입학원서, 학교성적, SAT나 ACT 성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특별활동, 스포츠 활동, 봉사활동, 뛰어난 특기나 경력 등을 적은 자신의 이력서, 그리고 개인 에세이가 필요하며 대통령, 부통령, 상원의원 또는 하원의원 중 한 사람의 추천(nomination)과 교사 2명과 학교 가이던스 카운슬러의 추천서 (recommendation)가 필요하다.
입학하는 해 7월1일을 기준으로 만 17~23세여야 한다. 미 시민권자로 미혼이여야 하고 법적 자녀 양육의 책임도 없어야 한다. 이밖에도 지원자 신체조건 평가(Candidate Fitness Assessment-CFA)와 DODMERB(Department of Defense Medical Examination Review Board)에 의한 신체검사 결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터뷰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연합회의 총무로 일하고 있는 윌리엄 길 변호사가 서부지역 지원생들의 인터뷰 사정관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통하면 인터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다. 문의 (213)385-1779
▲추천 신청에 대한 정보 역시 미리 알아본다.
입학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 점이 바로 추천서를 받는 것이다. 추천서는 연방 상·하원의원과 부통령에게 직접 받아야 하는데 각 의원들은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추천 심사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추천을 할 수 있는 학생이 재한되어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1년에 단 1명만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설명회에 연사로 나온 가주 31지구 베세라 하비어 하원의원의 사관학교 추천부서 전담 니콜라스 로드리게즈 보좌관은 “추천 신청에 대한 준비는 저학년 때부터 하는 것이 좋다”며 “자신과 같이 추천부서 전담 보좌관과 친분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뷰 과정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미리 알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보좌관에게 연락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것”을 조언했다.
▲편입이나 일반 신입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입학이 가능하다.
많은 학생들이 편입을 통해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인 23세가 넘지 않으면 편입이 가능하다. 단지 기존에 다니던 대학에서의 학점은 사관학교에서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4년간 재학을 해야 한다.
입학조건이 대부분 갖추어졌으나 성적이 조금 부족하거나 다른 요소가 약간 모자라는 경우는 각 아카데미 측에서 판단하여 한 해동안 아카데미 소속의 프렙스쿨에 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다음 해 다시 입학사정을 거쳐 아카데미에 정식으로 입학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사관학교의 장점
가장 중요한 것은 학비와 기숙사비가 무료며 생활비까지 지급된다는 것이다. 현재 4년재 대학에 필요한 평균 학비가 16만8,000달러선인데 이 모든 학비가 무료로 지급된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비로 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다. 사관학교에 졸업하면 군 생활은 4~5년 해야 하는데 이 때도 월급을 받는다. 5만4,000달러 상당의 장교급 연봉이 수여된다.
모든 건강보험이 무료이며 매년 30일간의 휴가를 받는다.
서머 프로그램 가면 사관학교 미리 체험
▲서머 세미나에 참가한다.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지원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서머 프로그램은 1주간 사관학교 기숙사에서 머물면서 일반 사관학생이 거치는 수업 및 훈련과정을 그대로 거치기 때문에 지원 학생이 자신이 과연 사관학교와 맞는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는 5월과 6월 2차례에 걸쳐 1주일간 실시되는 육국사관학교의 서머 리더스 세미나의 경우 일반 클래스에서의 학습은 물론 사관학생들이 실시하는 군사 훈련 및 체력 훈련 그리고 리더십 프로그램 등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매년 서머 세미나에는 4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참가하는데 자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사관학교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참가비는 350달러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육사-www.admissions.westpoint.edu,
해사-www.usna.edu/Admissions/nass.htm,
공사-www.academyadmissions.com/#Page/Summer_Seminar
<백두현 기자>
한미 군 장교 및 생도연합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여한 학생 및 학부모들이 사정관의 설명에 경청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