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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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투자이야기 <155> - 생각을 돌리자

2010-05-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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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은행에서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면 짜증내기보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메시지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사실 우리가 여러 가지 일에서 실패하는 주된 원인으로 잘못된 생각을 꼽을 수 있다. 축구경기에서 농구의 원리와 기술을 적용하려 한다면 그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디자이너와의 대화

골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매치플레이 방식이 있지만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곤경에 빠트리지 않는다. 따라서 실력이 어느 수준에 있든지 상대방보다 게임의 주요 변수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골퍼들이 모든 변수들을 컨트롤하고 고도의 기술을 터득해 최상의 샷으로 게임을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장과 필드에서 피나는 노력을 계속 하지만 실패하고 허탈감에 빠진다. 골프는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같은 존재이다. 특히 라운딩할 때 각 홀이 골퍼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을 반복하면서 코스의 디자이너와 대화하는 자세로 임하면 더욱 풍성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화려한 패배자

투자와 재정 세계는 크게 화려한 패배자와 밋밋한 승리자의 세력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경제와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해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부류의 외형은 정말 화려하다. 자신들이 시장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믿기 때문에 최고의 종목을 고르고 가장 이상적인 시간에 사고판다는 기본 전략을 구사한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기술적 분석과 마켓 타이밍을 매우 중시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와 달리 결과의 뚜껑을 열어보면 패배의 잔해물로 가득하다. 반면 시장을 정확히 예측해 최고의 종목만을 선택하고 운용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하는 밋밋한 투자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시장은 정복해 굴복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산 증식의 좋은 동반자인 셈이다. 각 투자자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의 방법과 과정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즉 최상의 종목을 쫓아다니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튼튼한 그물망을 준비하고 설치하는 것이다. 투자 수익률의 95%가 자산 배분이란 기본 정석에 달려 있고 마켓 타이밍은 고작 2%밖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누가 승리하고 패배하는지 잘 대변한다.
(310)895-0406


변재성 /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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