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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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건강 - 미국과 한국의 의료제(3)

2010-04-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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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 세계에서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전 국민 의료보장 제도가 없는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 의료개혁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인준을 해서 이제는 미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전 국민이 의료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동안 미 국민의 다수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있었고 이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의료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신생아 사망률을 비롯한 각종 의료통계를 보면 선진국들 중에서 하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의료는 끊임없이 효율성을 추구해 왔고 특히 임상 의학적으로도 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미 정부에서는 지난 수십년 간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해왔다.

아스피린을 예로 들어보자. 아스피린의 소염효과는 100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스피린의 심혈관 보호 효과가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서 증명된 것을 오래되지 않는다. 의학자들 사이에서 아스피린이 심장병을 예방해 준다는 의견이 발표되면 일반인들은 아스피린을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을 하고 복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몇 밀리그램의 아스피린이 심장에 도움을 주는지, 어떤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지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서만이 밝혀낼 수 있다.

아스피린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연구를 했는데 결론을 보면 건강한 성인이 예방적으로 복용할 때는 심혈과 예방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고 노인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아스피린으로 인한 장출혈 등의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이전에 심장병, 중풍을 앓은 환자가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는 심장병이나 중풍이 재발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스피린의 효능을 밝혀내는 데도 많은 임상연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경우에 이러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담당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약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해서 불필요한 약들의 남용과 이로 인한 경제적 낭비를 미리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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