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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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담 - 끼인 세대들의 선택

2010-04-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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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언제나 경제의 중심에 서있다. 이들이 어렸을 때 유아 및 아동관련 산업이 급성장했고 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는 미국의 교육제도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으며 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가정을 이루게 되면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소비의 주체가 되었다.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노인들을 위한 실버산업이 각광받는 것도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에게도 그늘은 있다. 한국에서 50~60년대에 출생한 세대들을 ‘끼인 세대’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베이비부머도 비슷한 운명이다.

최근의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8세부터 34세까지 성인의 34%가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엄청난 학자금 대출로 많은 빚을 지고 있는데다 비싼 주거비용을 감당치 못해 어쩔 수 없이 부모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자신의 부모들로부터는 받아보지 못했던 도움을 자녀에게 주기 위해 은퇴용 자금을 쓰거나 은퇴연령이 지난 이후까지 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험업계에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10대 또는 20대 초반의 청소년층을 위한 저축성 생명보험 가입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이와 맥락을 함께 한다. 과거 생명보험은 가장들이 만약의 불행에 대비해 가족을 지키고자 가입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자녀의 미래를 위한 안전장치로 아예 부모들이 자녀가 어렸을 때 가입해 주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이미 유대계 커뮤니티에서 오래 전부터 보편화돼 온 바 있다. 부의 축적에 있어 철저한 감각을 자랑하는 유대인들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생명보험에 가입해 20~30년 후를 대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소년 시기에 저축성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도 저렴하고 중년 이후에 비상용 자금을 저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 비싼 보험료를 내고 따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등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어차피 자녀가 성장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갖게 되면 생명보험에 가입할 것이므로 미리 어렸을 때 이를 마련해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다음 세대까지 내다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더욱 자신들이 받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서슴지 않는 ‘끼인 세대’들은 그러나 자녀들이 홀로 서기에 성공한 뒤에는 또 노년을 스스로 개척해 가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돈을 씀으로 인해 은퇴자금 부족으로 노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의 (800)943-4555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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