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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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건강 - 미국과 한국의 의료제도

2010-04-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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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 의료의 가장 큰 차이점 중에 하나는 미국은 개방형 제도(open system)인데 반해서 한국은 폐쇄형 제도(closed system)라는 것이다. 개방형 제도란 개업의가 자신의 환자를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주치의로서 돌보게 되고 환자가 양로병원에 입원하더라도 원하면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반면에 폐쇄형 제도란 의사가 외래(clinic) 환자만 보고 입원환자는 병원에 속한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게 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폐쇄형 제도에서는 개업의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없고 대학병원에 속한 의사라도 외래 의사와 병원 의사가 다르다. 개방형 의료의 장점은 담당의사가 환자가 가진 병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를 피할 수 있고 의사와 환자에 대한 신뢰가 일반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또 개업 의사가 원하면 대학병원을 비롯한 3차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새로운 의료 지식을 지속적으로 배울 기회가 주어지고 따라서 개인 병원과 지역의 중소 종합병원(비대학병원), 대학병원 간의 수준 차이가 적고 어느 병원에 가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준 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개방형 의료는 의료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한 제도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는 HMO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병원전담 의사(hospitalist)가 병원 환자를 담당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가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환자 치료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전통적인 개방형 의료제도 밖에는 없다고 본다.

폐쇄형 의료제도에서는 전공의를 마친 후에 대학병원이나 전문 종합병원에서 근무하지 않고 개업의로 일하게 되면 수련 받을 때 배웠던 전문기술들을 사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몇 년만 지나면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단점이 있다. 또 개업의로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환자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임상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결과적으로 우수한 의료 인력의 낭비를 가져오고 의료의 질적인 저하를 초래한다.
문의 (213)383-9388


이영직 /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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