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의 한국은 나라 전체가 공사판이었던 것 같다. 곳곳에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지하철 공사며, 동네마다 고층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고 건설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세월이 흘렀어도 흥미롭게 기억나는 것은 공사판의 인부들이 철망으로 만든 채를 비스듬하게 세워두고 삽으로 모래를 퍼 던지던 모습이다. 미장 공사를 위해서 고운 모래만 걸러내기 위한 작업이었는데 힘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채를 거친 고운 모래가 쌓이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가끔은 어머니께서 케익을 만들 때 고운 밀가루라도 채로 다시 거르곤 했는데 남겨진 찌꺼기들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미세하고 곱게 보이는 밀가루라도 그 입자보다 고운 채로 거르게 되면 찌꺼기가 남게 되는 것이다. 보다 부드러운 빵을 만들기 위해 수고스럽지만 이렇게 미세하게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물을 마시는데도 이런 정성스러운 과정이 필요하다. 잘 알려져 있듯이 물(H₂O)은 2개의 수소 원자(H)와 1개의 산소 원자(O)로 이루어진 순수한 화합물이다. 물은 용해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든 물질을 녹이는 성질이 강하다. 그래서 물은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따라 순수한 물외에 다양한 물질, 특히 오염물질들이 용해되어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산업의 발달과 인구 증가로 인해 물은 더욱 더 오염되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을 정수한다’고 할 때의 ‘정수’라는 말은 영어식 표현으로는 filtering과 purification으로 구분된다. Filtering은 일반 필터를 이용하여 5마이크론 이상의 부유물 입자들을 걸러내는 단순한 여과를 지칭하고 purification은 멤브레인이라는 반투막을 이용하여 0.0001마이크론 크기의 입자들까지 걸러내어 순수한 물로 정수하는 작업을 말한다.
현재까지 개발되어 온 정수기는 크게 멤브레인이 없는 필터 여과방식과 멤브레인을 이용한 역삼투압(reverse osmosis) 정수방식으로 구분되어 진다.
일반적으로 멤브레인이 없는 필터 여과방식은 대부분 카본 필터로 여과하는 방식으로 수돗물 속에 함유된 더러운 맛, 냄새, 염소 및 일부 유기물질 정도만을 여과하므로 무기물질, 중금속, 유기 화학물질, 발암물질 등 미립자는 대부분 제거하지 못하고 통과시킨다. 많은 정수기 회사들이 원가가 싸고 관리가 간단하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이용하는데 냉장고에 장착되어 있는 필터, 브리타, 암웨이 정수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여과방식은 일부 동부 해안지대 등 수돗물의 질이 아직 좋은 지역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으나 물속에 무기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에는 깨끗한 물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멤브레인을 이용한 역삼투압 정수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하고 있는 정수방식으로서 최첨단 고분자 공학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멤브레인이라는 반투막을 이용해 0.0001마이크론의 작은 구멍(머리카락 굵기의 100만분의 1)을 통해 물 분자만 통과시키고 수돗물 속에 함유된 여러 가지 무기 미네랄, 중금속, 박테리아, 바이러스, 각종 세균은 물론 방사성 물질까지도 분리 제거하여 순수한 물을 만드는 정수방식이다. 이 방식은 가정용 정수기뿐만 아니라 병물을 만드는 주류회사들에 의해서도 이용되고 있는데 코카콜라에서 생산하는 DASANI, 펩시콜라 제품인 AQUA-FINA, 코스코의 KIRKLAND 병물 등은 모두 멤브레인 방식으로 정수된 물을 병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수질이 좋지 않기로 대표적인 캘리포니아는 물 부족까지 겹쳐 여름이 되면 지방 정부에는 비상이 걸리곤 하는데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지하수를 정수하여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롱비치시에서는 하수를 정수하거나 해수를 담수화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안에는 필수적으로 멤브레인 필터가 사용되는데 이는 최첨단 고분자 공학기술을 이용한 최고의 정수 기술이기 때문이다. 매일 마시고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필요한 물.
온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떤 정수기 방식을 사용해야 할까?
문의 1-800-222-5502
김경철 / 아쿠아라이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