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O부강한 미국, X건강한 미국

2010-01-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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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 건강전도사 앤드류 웨일 박사의 경고

앤드류 웨일 박사는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다. 뉴욕타임스지가 그를 격찬하면서 내린 정의다. 하버드의대 출신 의사인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하버드의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과는 한참 동떨어진 그의 ‘실전행보’ 그리고 거기서 입증된 효과 때문이다.
애리조나대 통합의료센터 창립자 겸 소장인 그는 한의학 등 대체의학을 폭넓게 수용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도가적인 삶을 몸소 실천하는가 하면 요가와 타이치, 수영과 러닝 등 다양한 운동요법을 의학에 접목시켜 성과를 내고 있다.

몸소체험과 임상실험 결과 등을 바탕으로 그가 펴내는 책들도 인기상종가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5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베이지역의 건강생활 전문잡지 ‘오픈 익스체인지’는 지난호에서 웨일 박사의 신간을 소개했다.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의학의 비전’이란 부제가 붙은 “우리의 건강, 왜 문제인가(원제: Why Our Health Matters)”다. 그는 이 책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강하나 매우 건강하지 않은 미국의 실태를 꼬집으며 헬스케어 시스템 개혁 필요성과 건강/질병에 대한 발상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국가차원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미국의 헬스케어 시스템은 붕괴직전이다. 미국경제 전체를 망가뜨릴 뇌관이다. 4인가족 기준으로 연평균 6만4,000달러를 헬스케어에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미국인의 약 81%는 매일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처방전 메디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터무니없이 높은 의료수가는 개인파산의 주요원인이 됐다.


반면 헬스케어 산업은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4대 보험회사 중 3곳의 마진율이 2006년 26%에서 2009년 29%로 늘었다. 하지만 시판되는 의약품 중 실제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은 별로 없다. 의료업계 종사자들의 편중된 임금체계도 기형적이어서 스페셜리스트(특정분야 전문의)는 넘쳐나고 제너럴리스트(일반분야 의사)는 태부족인 사태를 초래했다. 예컨대, 일반내과의는 연간 20만4,000달러, 방사선과전문의는 91만1,000달러까지 벌 수 있는 등 편차가 지나치다.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고령화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들에 대한 건강증진 라이프스타일 전략이 확립되지 않으면 만성적 질환과 퇴행성 질환에 시달리는 베이비 부머들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웨일 박사는 “헬스케어 위기를 풀고자 한다면 모든 헬스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우리의 장기적 목표는 (이미 생겨버린) 질병과 싸우려 말고 평소에 건강을 증진해 질병을 예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태수 기자>

사진/ 한의학과 도가적 삶 등을 수용한 통합의료로 ‘병든 미국’ 치유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앤드류 웨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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