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 주택 융자시장의 신뢰회복
2009-12-28 (월)
여느 해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2009년도 저물어 간다. 사회 여러 분야는 차치하고 경제적 측면만 돌아보아도 아주 힘든 한해였다.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부동산 폭락, 경기침체로 직장과 집을 잃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러한 불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실업률 증가가 다소 주춤하고 부동산 경기도 살아나는 기미가 있지만 이를 본격적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엔 시기상조이다. 잠시 회복 후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 않는 학자들도 많다. 그러나 경기는 이미 바닥을 치고 급격하지는 않지만 새해 상반기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는 견해가 다수인 것이 희망적이다.
2009년 동안 주택 융자시장 역시 아주 힘든 한해였다. 연준의 저금리정책과 연방정부의 강력한 모기지증권 매입정책으로 이자율은 낮게 유지되었지만 융자심사 기준은 연말까지 일년 내내 강화일로를 걸었다. 이렇게 융자심사 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는 것은 융자시장 전체에 아직도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스트릿의 모기지 채권 투자자들은 랜더를, 랜더는 소비자를 믿지 못하고 있다. 믿지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그 서류에 대한 이중삼중의 확인과 검증절차를 거친다. 이러다 보니 융자진행기간도 더욱 길어지고 주택 거래기간도 길어져 결국 주택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실 현재의 주택융자 시장은 정부 중심의 GSE들 즉 패니매, 프레디 맥, 지니매등이 소화하는 컨포밍 융자와 FHA 융자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월스트릿이나 민간은행 중심의 점보융자 2차 시장이나 포트폴리오 융자는 거의 없는 상태이고 개별 은행의 HELOC 융자 받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소비자 신용창출의 제한은 소비위축과 경기회복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주택 융자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융자시장에 종사하는 각 주체들 사이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월스트릿의 투자은행과 투자자들의 리더십과 상품다양화가 요구된다. 수익률이 보장되고 투자위험이 거의 없는 GSE 발행 MBS에만 몰릴 것이 아니라 점보융자의 증권화와 시장형성에 앞장서는 과감한 선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은행들도 서로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심사기준이 완화된 다양한 포트폴리오 상품과 프로그램으로 대출을 늘려야 한다. 신용과 소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다운페이먼트와 리저브가 많으면 융자를 해주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2차시장과 MI회사로부터 buy back 요구와 차압이 늘어나는 상황이라지만, 집값이 많이 빠져 있는 데도 대부분의 은행들이 대출에 인색한 것은 답답한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일부 외국계 은행과 소규모 랜더의 포트폴리오 상품 융자는 매우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융자 에이전트와 소비자 역시 인식과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례로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융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도 스테이티드 인컴 융자형태를 소득을 속여도 되는 융자로 잘못 알고 있는 경향이 많다. 스테이티드 인컴이란 소득이 충분한 사람들에게 구비서류를 간소화함으로써 진행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스테이티드 인컴을 곡해하여 소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승인해 주는 제도로 생각하는 한 스테이티드 인컴 융자의 재도입은 더 멀어지고 주택 융자시장에서 신뢰회복 역시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편법과 불법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집을 구입하기위해서는 몇 년간만이라도 세금보고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새해에는 주택 융자시장의 각 주체들의 의식과 인식의 혁신적인 변화로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하여 주택 융자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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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양 / 웰스파고 론오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