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공무원 및 주재원 등 선의의 피해자 없어야
최근 본국정부가 지난 달 입법 예고했던<본보 11월14일자 A1,3면 보도>국적법 개정안에 대한 최종 수정안을 심의 의결하고 내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본국정부의 국적법 개정안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것은 아무래도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경우의 복수국적 허용과 원정둥이(원정출산자)에 대한 처리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 수정을 통해 원정둥이에 대해서는 복수국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처음 복수국적과 관련된 국적법 개정안을 밝혔을 때에 비해서도 진일보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외국국적을 자녀들에게 갖게 해주기 위한 원정출산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왠지 찜찜함이 남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화장실에 갔다가 그냥 나온 느낌이라면 과한 얘기일까?
어찌됐든 본국 정부의 방침에 이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원정둥이에 대해 복수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세웠으나 그 선이 어디까지를 말하는지 정확함이 없기 때문이다.
본국 정부가 불허키로 한 원정출산 관련 내용에 대해 정부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산모가 사회 통념상 뚜렷한 사유 없이 출산목적으로 해외로 출국한 경우 이들 자녀에게는 복수국적 취득을 불허키로 했다. 허용할 경우 고의적인 원정출산 증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처럼 본국정부가 원정출산에 대한 우려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이와 관련, 명확한 선 긋기가 아닌 눈대중하듯 적당한 선으로 그어버린다면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해외동포들에 대한 복수국적의 문제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알기바란다.
물론 앞으로 원정둥이를 가려내는 세부 시행령을 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와 내용을 빠른 시일 내에 좀 더 세밀하게 결정해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해외동포들의 복수국적 취득에 대한 본국의 국민감정도 왜곡되지 않게 힘써야 할 것이다.
기자는 지난 11월14자 ‘기자의 눈’을 통해서 복수국적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글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얘기했던 부분이 바로 권리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함을 강조했다.
원정출산은 사실 권리(본국이든 출생국이든)는 행사하되 의무(특히 국방의 의무)는 기피하고자 하는 의도 때문에 생겨나는 부작용일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 국민들 정서에 부합되지 않을 뿐 아니라 특권계층의 전유물처럼 행해져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특권계층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원정출산은 일반 중산층에게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본국 신생아의 1% 이상은 원정둥이라고 한다. 지난해 신생아가 466,000명임을 감안하면 5천명 정도는 원정둥이다.
정부가 처음 복수국적을 허용키로 한 것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했으나 국적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원정출산을 원하는 신청자가 30%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나마 개정안이 수정되어서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니 그나마 앞으로는 원정출산이 줄어들 것을 기대해본다. 가히 다른 나라에서 망국병이라 일컫는 원정출산에 대한 본국 정부의 세밀한 세부 시행령이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광희 기자>kh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