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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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도시 곳곳 마비

2009-12-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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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래 최대 강설량…공항 폐쇄.휴교 등 비상사태

필라델피아와 그 인근에 19일 내린 눈으로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이 폐쇄되고 월요일에는 모든 공립학교가 휴교하는 등 15년 만에 내린 폭설로 필라델피아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

일요일 아침까지 내린 이번 폭설은 일기예보를 훨씬 웃도는 24인치까지 내려 12월 중에 필라델피아 인근에 내린 눈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마이클 너터 시장은 19일 아침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20일에도 담화를 발표하고 눈은 그쳤지만 제설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을 것을 당부했다. 너터 시장은 “월요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학교에 가려면 도로에 차가 적을수록 좋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덧붙였다.21일 월요일 현재 주요도로는 모두 제설작업을 마친 상태이나 큰길 뒤의 간선도로들은 눈이 채 치워지지 않아 곳곳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운전에 주의가 요망된다.

한편 성탄 전 마지막 주말이었던 이번 주말에 폭설이 내려 성탄 특수를 기대하던 백화점을 비롯한 많은 가게들이 성탄 장사를 완전히 망친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로 인해 토요일 대부분의 백화점들과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거나 일찍 문을 닫았으며 일요일에도 샤핑객들의 발걸음이 뜸해 최악의 성탄절 경기를 맞게 되었다.저먼타운에서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 눈에 누가 샤핑을 오겠느냐”며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가 심해 이번 성탄절에 기대를 좀 했었는데 그마저 완전히 망쳤다”며 한숨을 쉬었다.주요 백화점들도 나머지 주중장사에 기대를 걸면서 성탄절을 준비해 쌓아둔 물건들을 처리하기 위해 긴급 세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부분의 대학들이 지난 주 성탄절 방학에 들어갔으나 많은 학생들이 폭설로 인해 발걸음이 묶여 발을 동동 굴렀다. 유펜에 재학 중인 에이미 양은 이번 방학을 맞아 서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예약했으나 비행기가 전면 취소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피츠버그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이 오기로 되어있다는 주부 이모씨도 일요일 오후 늦게까지 그레이하운드가 피츠버그에서 출발하지 않아 아들이 아직도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안절부절 했다.한인사회의 주말 행사들도 전면 취소됐다.

19일 저녁 7시에 가야에서 열리기로 되어있던 한국학교 미 동중부 연합회 교사송년의 밤이 취소되어 21일 저녁 7시로 연기되었으며 19일 한인 마켓에서 김순자 할머니 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려던 한인회의 계획도 전면 취소되었다. 이번 눈은 성탄절쯤에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비가 오면 녹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범 기자>
HSPACE=5
필라델피아 일원에 2피트에 달하는 눈이 내려 도시가 마비되었다. 챌튼햄 한인상가지역에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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