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 구현정(캘리포니아 한의대 교수)

2009-11-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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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미인 양귀비

일본 속담 중에 ‘피부가 희면 일곱가지 결점을 가린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얼굴이 못생겨도 우윳빛 피부를 가지면 이쁘게 보인다는 뜻이다. 요즘 ‘생얼’ 이라는 말의 유행에서 보듯이 희고 깨끗한 피부에 대한 열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기 위한 다양한 화장품, 치료, 식이요법 등이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다.

동양에서 미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양귀비는 피부가 하얗고 곱기로 유명하였다. 이백은 청평조사(淸平調詞)에서 “일지농염로응향(一枝濃艶露凝香)”이라며, 양귀비를 탐스럽고 부드러운 모란꽃에 비유하였다. 청나라 때 소설 홍루몽에는 “출욕태진빙작영(出浴太眞?作影)” 이란 구절이 있다. 태진은 양귀비의 도호(道號)로, 이는 “목욕을 마치고 나온 양귀비는 마치 깨끗하고 매끈한 얼음 조각같다” 는 뜻이다. 백거이가 장한가(長恨歌)에서 “후궁가려삼천인(後宮佳麗三千人) 삼천총애재일신(三千寵愛在一身)” 이라고 읊은 것처럼, 피부 미인 양귀비는 현종의 3천 명이나 되는 아름다운 후궁들 중에서 가장 총애를 받았다.

양귀비는 고운 피부를 위해 진주로 얼굴에 팩을 하였다. 동의보감에는, “진주가루를 유즙(乳汁)에 섞어 바르면 검은 반점을 제거하며 얼굴을 윤기나게 해 안색을 좋게 한다”고 쓰여있다. 진주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하며, 피부질환에 사용하고 있는 약재이며, 미백과 세정작용에 뛰어나 화장품에 많이 응용되고 있다. 또한 양귀비는 부항과 경락마사지를 통해, 어혈을 제거하고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였다. 목욕을 하면서, 탄력있는 피부를 위해 손바닥으로 얼굴과 몸을 때리기도 하였다.

우리 몸에는 365개의 혈이 있는데, 얼굴에도 많은 혈이 있으며, 온 몸에 퍼져있는 경락이 얼굴과 연결이 되어있다. 따라서, 몸의 일부가 고장이 나면, 안색으로도 나타나며, 뾰루지가 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얼굴 뿐 아니라 온 몸의 조화를 통해 피부미인을 만든다. 침으로 경락을 자극하여, 얼굴과 몸의 기를 원활하게 하여, 질병을 치료하며 독소를 배출하고, 주름을 완화한다. 우리도 집에서 TV를 보거나 목욕할 때, 혈과 경락을 자극하여 예뻐지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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