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 이광희

2009-10-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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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단체 이민개혁법안에 관심 가져야

자넷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의 산타클라라 대학 방문에 맞춰 산호세지역에서는 인도적 이민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가 연이어 열렸다.

멀리 워싱턴 주를 비롯, 아이다호 및 오리건 주 등에서 산호세를 방문한 이민자 단체들은 이민당국이 행하고 있는 무차별적인 단속과 추방을 즉각 중지할 것과 이민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민당국이 단속에만 집중하는 정책을 강행함으로써 결국 이민자 커뮤니티에 ‘두려움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발생된 ‘이산가족’의 아픔을 간과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집회에는 LA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인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와 민족학교에서도 10여명의 회원을 보내 서류미비이민자(불체자) 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얘기를 들려주었다.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남편 없이 아들과 딸을 데리고 살아가고 있는 히스패닉계의 어느 아주머니의 얘기와 7년 동안 함께 살았던 둘째 아들의 가족들과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 할머니의 얘기가 전해질 때는 기자회견 장소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마저 들렸다.

이어 열린 산타클라라 대학 집회에서는 북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단체에서도 자리를 함께 하는 등 5백여 명이 운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아쉽게도 북가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단체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서류미비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히스패닉계가 월등히 많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상당수의 한인들도 이민당국의 단속에 불안한 가슴을 짓누르며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날 집회 연설자로 나온 홍주영 학생은 경찰이 올까봐 엄마와 누나랑 함께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수없이 많았다고 한다.

홍주영 학생의 말을 들으며 같은 민족, 같은 국민으로서 이들이 겪는 아픔을 함께 나누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이들을 위한 도움은 특별히 물질적인 도움이 아닌 정신적인 도움이 더욱 더 간절할 것 같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을 위로하고, 법적인 문제로 도움을 주고, 이민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함께 힘을 보태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이제 우리가 영주권자 혹은 시민권자가 되었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 아니라 영주권을 받기전의 불안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자신의 주변을 한번쯤 다시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북가주 지역에 산재한 한인단체들이 이제 자신의 단체에 속한 회원만이 아닌 이민당국의 단속과 추방을 염려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인 서류미비이민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 줄 수 있는 일을 이제쯤은 시작해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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