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취재수첩 / 경술국치일의 아침을 맞아

2009-08-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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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없는 미래 없어
한번쯤 아픔 되새김질 해봐야


오늘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가장 치욕적인 날 중 하나이다. 이름하여 경술국치일.

경술년이던 지난 1910년 8월22일 비밀스럽게 그리고 강제적으로 체결된 조약이 99년 전 오늘 발표된 날이다. 쉽게 얘기해서 99년 전 오늘 우리 선조들이 일본 제국주의에 강제로 나라를 강탈당한 날이다. 얼마나 치욕스러웠으면 선대들은 이 날을 일컬어 ‘국치일’로 부르며 아픔을 곱씹고 가슴속에 새겨 왔던가.


그 치욕을 떨쳐버리기 위해, 굴욕을 벗어 던지기 위해 수많은 선조들은 자신의 생명과 안위를 뒤로하고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한 투쟁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힘에 의해 광복을 쟁취한 우리선조들은 자주독립이 아니었기에 6.25라는 또 다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잿더미 속에서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지금의 경제대국으로 오기까지는 숱한 시행착오와 아픈 기억들이 함께 자리하기도 했었다.
이제 드넓은 지구촌에는 대한민국 넘버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수 없이 많다. 비단 그것이 경제와 관련된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스포츠, 문화 예술, 종교 등 수 없이 많은 부분에서 세계 최고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과거의 치욕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흘러간 과거의 문제는 과거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그 치욕을 마음에 새겨 두 번 다시는 굴욕의 순간을 맞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거를 되새김질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경술국치일을 맞아 이에 대한 아픔을 한번쯤 상기시켜보는 세미나 등 조그만 행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비록 올해는 이렇게 흘려보내 버리더라도 100년이 되는 내년쯤은 굴욕을 상기하며 더 강한 조국을 기원하는 의미에서다도 과거의 치욕에 대한 되새김질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어찌됐던 올해는 행사를 통해서는 아니더라도 각자가 99년 전 오늘 우리 선조들이 당했던 그 굴욕을 한번 쯤 되새김질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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