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휴가철…눈치 보이네

2009-08-0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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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불황 따른 감원 여풍에 줄이거나 포기
자영업주들, 장사안되는데다 손님 뺏길까 못간다

오랜 불황으로 비즈니스가 안돼 감원 바람이 불면서 여름 휴가를 포기하거나 줄여서 가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주들은 매상이 예년보다 눈에 띠게 떨어져 단 하루라도 문을 더 열어 손실을 만회해야 하는 입장이고, 직장인들은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다른 사람의 일까지 맡게 되다 보니 책임과 업무량이 증가함으로써 역시 여유있게 휴가를 떠날 수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행여 휴가를 간 사이 내 책상이 없어지진 않을까 걱정돼서 자리를 비우지 못하겠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오고가기도 한다.

현지 사회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서버브 거주 김모씨는 “현지사회 업체들은 출퇴근이 확실하고 휴가는 꼭꼭 챙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것은 경기가 좋을 때의 일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던 한인들을 포함, 다수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때문에 남은 이들은 퇴근 시간을 훨씬 넘겨 근무하고 일부러 상사에게 밤 11시, 자정쯤에 업무관련 이메일을 보내 자기가 오래 일하고 있음을 알리기도 한다”면서“올 여름 휴가는 현재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오모씨는 “얼마전 직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부서내 인원이 줄었다. 때문에 나의 책임과 업무량이 훨씬 늘어나 쉽게 휴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휴가를 가더라도 허용된 날짜 보다 훨씬 줄여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세탁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올 여름 휴가는 이미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문을 닫을 만큼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손님이 많이 줄어 하루라도 더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만약 휴가를 위해 문을 닫게 되면 그나마 있던 고객들마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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