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비자 입국자들 “왜 날 잡아?”

2009-07-1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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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규 잘몰라… 영어 미숙해서…
성매매 함정단속 여경에‘예스’곤욕
해변서 맥주 마시다 티켓 받기도

미국 현지 법규를 모르거나 영어가 미숙해 경찰에 체포되거나 무분별한 행동으로 벌금티켓을 받는 무비자 입국 한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무비자 입국 한국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LA 경찰국이 한인타운 지역에서 벌인 매춘 함정단속으로 한 한국인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매춘 여성으로 위장한 여성 경관과 대화를 나누다 매춘 제의에 응한 것으로 오인돼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신분조사 결과 최근 무비자로 입국한 한국 관광객으로 밝혀졌다. 영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이 남성은 매춘 여성으로 위장한 여성경관의 매춘 제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예스’라고 답했다 경찰서까지 끌려간 것.

한국어 통역관을 통해 어렵사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서야 풀려났지만 무거운 벌금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또 여기에 더해 이 남성은 경범죄 혐의 체포전력으로 인해 무비자 입국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 남성처럼 무비자로 입국한 관광객들이 미국 실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경찰에 체포된 전력만으로도 더 이상 무비자 입국 자격을 상실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 이민변호사들의 지적이다.

제인 정 이민변호사는 “미국에서는 함정단속에서 매춘에 동의한 것만으로도 경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미국에 다시 입국할 때 체포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입국심사관이 체포 사실을 물어볼 경우 ‘그렇다’고 솔직히 대답하지 않으면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교통법규를 몰라 곤혹을 치르는 무비자 관광객들도 있다.

한국 관광객 이모씨는 “캘리포니아의 소도시를 여행하다가 경찰에게 과속으로 걸렸는데 경찰이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신분증을 요구해 부랴부랴 짐에서 여권을 찾아 보여주고 나서야 무면허 오해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과속이나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이 부과되거나 법원 출두명령을 받았을 때 이를 무시하고 출국했다가는 미국 재입국 때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정 변호사는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지출해 범죄기록을 일원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소한 불법행위 기록도 남아 있어 재입국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체포됐거나 벌금을 냈다면 이에 대한 법원 기록을 재입국 때 입국심사관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이 입국 거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A 경찰국 관계자는 “여행객들 가운데 영어가 부족해 경찰의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공무집행 방해로 오인을 받는 경우도 있고 공공장소에서 음주가 금지되어 있는 것을 알지 못해 야간에 바닷가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티켓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며 “미국 실정을 알지 못한 채 무비자로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행동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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