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여자 배구팀, 토론토팀에 금메달 돌려줘
우승하고도 규정상 메달 못 받은 토론토팀 감격
지난달 열린 시카고 미주체전은 비록 재미대한 체육회와 체전 조직위(시카고 체육회)간의 갈등으로 인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선수들끼리는 우정과 화합이라는 미주체전 본연의 정신을 실감할 수 있는 미행이 이루어져 귀감이 되고 있다.
1.5, 2세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시카고 여자 배구팀은 자신들이 획득한 금메달을 저 멀리 캐나다에서 방문한 토론토 선수들에게 돌려주었다. 비록 대회 규정으로 인해 시카고팀이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진정한 챔피언은 바로 토론토팀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시카고팀은 지난 체전에서 뉴욕, 토론토, 그리고 LA체육회에서 인정하지 않은 LA B팀과 함께 배구 종목에 출전했다. 이중 LA B팀은 대회를 주최하는 재미대한 체육회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시합을 못한 채 LA로 돌아갔고<본보 6월29일자 2면 보도>, 시카고와 뉴욕, 토론토 세 팀만이 경기를 치렀다. 미주체전 규정상 최소 세팀이 참가해야 대회가 성사된다.
27일 하루동안 접전을 벌인 결과 시카고는 토론토를 이기고 토론토는 뉴욕을 이기고, 뉴욕은 시카고를 이기는 물고 물리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점수 득실을 따진 결과 1위는 토론토, 2위는 시카고, 3위는 뉴욕이 차지했다. 하지만 캐나다팀 역시 재미대한 체육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대회 규정상 우승을 했더라도 공식 인정을 받을 수가 없었다. 때문에 2위를 한 시카고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3위인 뉴욕팀은 은메달을 받게 됐다. 토론토는 우승했지만 메달을 받지 못하는 설움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순수한 2세들은 달랐다. 다음날 시카고 배구팀은 시카고와 토론토팀간 결승전이 열리고 있던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방문, 그곳에 응원을 와 있던 토론토 배구팀에게 “너희가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자신들의 금메달을 모두 건네주었다. 대회 규정 때문에 우승팀으로 인정받을 순 없지만 선수들끼리는 누가 금메달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 충분히 교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카고팀의 티파니 김 주장은 “우리는 토론토팀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이 당연하고 생각했다. 그들이 분명 진짜 챔피언이다. 메달을 받아든 토론토팀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했다”며 “승리를 떠나 우정과 화합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체전이다”고 말했다.
체전 조직위원장인 조용오 재미대한시카고체육회장은 “이것이야 말로 체전의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멀리서 온 친구들의 승리를 인정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1.5, 2세들의 아름다운 행동에 그저 감동받을 따름”이라고 전했다. 박웅진 기자
사진: 미주체전에서 토론토팀에 기꺼이 금메달을 돌려준 미담의 주인공인 시카고 여자 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