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들 “힘드네”

2009-06-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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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손발 묶는 감독국 감사

멀쩡한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등 까다로와

최근 각 은행들에 대한 은행감독국의 감사가 일제히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감사 기준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강화돼 은행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고객들 편의 봐주랴, 대출 기준 준수, 이자율 조정 등 여러 부분에 걸쳐 감독국의 요구에 맞추랴 난제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페이먼트를 잘하고 있는 대출에 대해서도 감독국이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제재 조치 상태에 있는 은행들의 경우 이자율 인하까지 강요하고 있다며 감독국의 감사가 도를 넘었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규정상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 자본 비율이 10%가 넘는 은행에 대해서도 자본 증자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파탄의 원인인 서브프라임 융자를 의식한 듯 각 은행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심사를 거쳐 대출을 제공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경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사실상 일반 은행보다는 투자 은행들의 과실이 더 큰데도 불구, 감사의 된서리를 일반 은행들도 맞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시카고 중앙은행 이평무 본부장은 현재 한인 은행을 비롯, 전 은행들을 대상으로 은행감독국의 감사가 전개되고 있다. 감사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워졌음을 실감한다. 부실융자 등으로 인해 금융권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고 동향을 전했다. 그는 가장 흔한 예로는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100만달러짜리 주택을 대상으로 대출이 85만달러가 이루어졌는데 현재 주택가는 70만달러로 뚝 떨어졌다. 그러면 지금 이 주택을 팔아도 15만달러는 못 갚는다. 은행에서는 이를 미리 손실로 처리, 충당분을 비축해 두어야 하는데 문제는 대출이 한 두건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카고의 사례는 아니지만 타주에 있는 모 한인은행의 경우 페이먼트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대출인데도 불구, ‘앞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감독국의 지적과 함께 20~50%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보통 BIS 기준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은 5% 정도다. 10% 이상이면 사실상 우량은행에 속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 이상 되는 은행에도 감독국이 추가 자본 증자를 요구하는 것은 자산 비율의 중요성을 그만큼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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