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적포기 한인2세 4년간 311명

2009-04-1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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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총영사관, 전체의 18%…병역의무 회피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이중 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의료보험 혜택 등의 문제로 인해 1개의 국적만을 선택해야 하는 이들 중에서 한국 국적을 버리거나 한인 2세들이 한국의 병역 의무 조항에 걸려서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한국 국적 포기 신청을 한 관할 중서부지역 한인들은 총 1,712명으로 집계됐다. 국적 포기 신청은 한국에 태어났는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보유하고 있던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국적 상실 신청’과 한인 2세들이 미국에서 출생해 자동적으로 미 시민권을 취득한 동시에 한국의 가족 등록부에도 올라 있다가 결국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국적 이탈 신청’로 나뉘어진다. 국적 이탈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18세 이전의 10대 학생인 한인 2세들이다. 총영사관은 국적 포기 신청을 받아서 한국 법무부에 보낸 다음 결정된 사안을 민원인들에게 통보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적 상실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2005년에는 359명, 2006년 289명, 2007년 348명, 2008년 4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 이탈 신청자는 2005년 178명, 2006년 37명, 2007년 50명, 2008년 46명으로 집계됐다.


국적 상실 신청자가 2006년부터 3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현행 국적법상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미국 국적을 유지한 채 한국에 장기 체류하면서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대외동포(F-4)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상실시켜야 하므로 이 때문에 관련 신청이 매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5년에는 당시 사회 문제로 부상했던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국적법이 바뀌어서 국적 포기자들이 크게 늘기도 했었다. 현재 한국의 국적법 상으로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또는 17년 이상 장기 체류자의 자녀만 국적 이탈이 가능하게 해서 원정 출산을 통한 한국 국적 포기를 방지하고 있다.

한인 2세들의 국적 포기 사례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2세들의 국적 포기 역시 한국 국적법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 시민권과 함께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 2세 남자들의 경우 만 18세 이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한국 장기체류시 징집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 한국 병역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한국정부는 우수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해 재외동포의 이중 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재외동포 2세들의 병역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황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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