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취재수첩] 판매세 인상 유감

2009-04-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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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지인으로부터 전자제품을 사러가자는 연락을 받았다. 딱히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5월 달에 있을 메모리얼데이 세일 기간이나 한번 들러볼 예정이라고 했더니 4월1일부터 판매세가 1%p오르기 때문에 지금 사려고 한단다.

그런 이유로 함께 들러본 각종 매장은 고가 상품(자동차, 대형 LCD TV, 기타 가전제품 등)을 사려는 사람들로 각종 매장이 모처럼 북적거렸다.

지난 1일부터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재정난 해소를 위해 1% 포인트에 달하는 판매세를 인상하기 때문에 이왕지사 사려고 마음먹은 것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앞당겨 사려는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나에게 전화해 준 지인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에 대해서도 우선 사두려는 생각으로 매장을 찾은 이들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너무도 안이한 미국 공무원들의 발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만약 재정난 해소를 위해 판매세를 올리는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몰려나와 촛불행진과 함께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들로 장사진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때도 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의 사회구조체계가 다르고 구성원들의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며 번민하며 고뇌했는지 정말 궁금할 뿐이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소비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두는 증세안에 사인할 것이 아니라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부터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주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눈에는 겨우 1%포인트 밖에 되지 않겠지만 경기침체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겐 무척이나 힘들고 벅찬 1%포인트라는 것을 생각했어야 했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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