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원 친구 피해자 김씨와 “공조”
▶ 용의자 최씨 캘거리경찰에 인계
은행계좌를 이용한 사기행각을 벌이던 사기 용의자 최만석씨(사진. 36세, 영어명 마빈, 가명 이선우)가 경찰에 검거됐다.
20일 오전 10시 30분 경, 밴프에서 캘거리로 고속버스를 타고 온 최씨는 터미널에서 사기 피해자 김모씨(27세, 유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오랫동안 사기행각을 벌인 최씨의 검거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이뤄졌다.
최씨의 체포과정을 소상히 전달받은 주밴쿠버총영사관 장권영 영사에 따르면, 용의자 최씨는 고속버스 안에서 옆에 앉아 있는 일본인 여성을 상대로 또다시 사기행각을 벌이다 꼬리가 잡혔다.
일본인 여성은 용의자 최씨가 피해자 김씨에게 접근하면서 건네준 머리카락을 초록색으로 염색한 사진을 붙인 가짜 학생증을 봤던 생각이 문득 떠올라 김씨에게 전화로 용의자와 함께 있으며 잠시 후 캘거리 터미널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김씨가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하면서 일단락 됐다.
일본인 여성은 피해자 김씨와 함께 캘거리에 있는 유학원에서 어학공부를 함께 하다 사기 용의자 사진을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칫 다잡은 사기 용의자를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피해자 김씨가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기도 전에 고속버스는 터미널에 도착해 모든 승객들이 차에서 내려 모두 떠난 상태였기 때문.
놓쳤다는 아쉬움에 주변을 돌아보던 피해자 김씨는 커피숍에서 일본인 여성과 사기범 최씨가 나란히 앉아 얘기하고 있는 것을 발견, 사기 용의자를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이것 역시 일본인 여성이 피해자 김씨가 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을 벌어두기 위해 사기 용의자를 붙잡아 둔 기지에서 비롯됐다.
장 영사는 “최씨가 지난해 2월 몬트리올에서 사기범으로 체포됐지만 현지에서 범행건수가 적어 단순 범으로 처리되어 보석으로 풀려났다”면서 “이번에도 자칫 단순 범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어 현지 경찰에 최씨의 여죄에 대해 상세히 알렸다”고 말했다.
/안연용기자 vancouver@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