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 이광희 차장

2009-02-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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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외국민 참정권 빛과 그림자

지난 5일(한국시간) 재외국민의 참정권이 본국 국회에서 통과됐다. 아마 한인동포들에게는 역사적인 사건이며 재외국민들에 대한 정책이 진일보된 것이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국민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인정’이 이제야 된 것으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제 한인동포들의 본국정부에 대한 입김이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대와 16대 대통령선거에서 39만표와 57만표로 인해 당락이 갈라진 것을 보았을 때 본국에 주민등록을 갖고 있는 120여만 명은 예외로 하더라도 현지에서 영주권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 110여만 명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정권이 보장되었다고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닌 듯 하다. 현재 투표권이 부여되는 예상인원 240만 명 중 해외이주를 통해 영주권을 획득한 110여만 명의 재외국민들은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힘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민권을 획득, 투표권을 부여받고 적극적인 투표행위를 할때 한인커뮤니티의 힘이 확대된다는 것은 모든 한인들이 알고 있는 바이다. 하지만 시민권을 획득하기를 꺼려하는 것이 회귀 본능적 사고가 강하게 잠재해 있는 우리만의 특징일진데 하물며 영주권자에게 본국의 참정권을 보장한다니 아마 더욱 시민권획득을 꺼려할 것이다.

이런 문제외에도 우려되는 사항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몇 명 투표하지도 않는 한인회장 선거를 통해서도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소득별 지역별로 갈라진 본국의 정치판처럼 더 큰 반목과 갈등으로 한인사회가 갈가리 찢어질까 두렵다. 화합하고 힘을 합쳐도 부족할 판에 말이다.

또한 각 정당이 저지를 불법선거에 대해서도 걱정이다. 이미 특정 정당에서는 해외지부를 만들기 위해 정당에 가입할 수 없는 시민권자들에게도 가입을 권유하고 있으며 또 다른 정당은 해외교민청을 만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될 경우 본국의 법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사탕발림으로 동포들을 우롱하며 불법을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안전판을 반드시 마련하길 바란다.

이처럼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재외국민에 대한 정책들은 이제 새로운 걸음을 내딛은 상태다. 그 중에서도 해외동포들은 이중국적 허용이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본국 정부와 정치인들의 깊은 사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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