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중·고교생 탈선으로 정학· 퇴학 늘어
2009-02-02 (월)
메릴랜드
외동아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왔다는 A씨는 아들이 고교 졸업 4개월을 앞두고 퇴학을 당했다는 학교의 통보에 정신이 아득했다.
유치원 다닐 때 미국에 온 아들은 제법 미국 및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공부도 잘했다. 그러나 고교로 진학하면서 학교 가기 싫어하고 성적도 떨어졌으며, 2학년 때는 급우가 ‘맡긴’ 마약이 발각돼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급기야 여학생 성추행 혐의까지 받아 퇴학에 이르렀다. 이 학생은 그 때마다 자기는 결백하고 다른 학생들이 모함했다고 주장했으나 부모는 학교의 말만 믿고 아들을 꾸짖기만 했다. 아들은 우울해져 자살까지 생각했고, A씨는 학교의 처분에 속수무책이었다.
한인 중·고교생들이 탈선으로 인해 정학 및 퇴학 조치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학부모들이 미국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하워드 카운티 한인회 케어라인의 송수 본부장에 따르면 올 겨울 하워드와 볼티모어 카운티에서 정학 혹은 퇴학을 당해 학교로부터 통보받은 학생은 4명. 중학생 1명과 고교생 3명이다. 처벌 사유는 마약 관련이 2건, 절도와 흉기 소지 등교가 각 1건이다. 이중 마약 관련은 중학생이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마약의 경우 이전에도 한인학생들이 직접 이용하기보다 마약 거래 혹은 이용 학생들과 어울리다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져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번에 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 2명 중 1명은 절차를 거쳐 복학했고, 나머지 한 명도 복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메릴랜드주 아동학대 방지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송 본부장은 한인학생이 늘면서 행동장애를 보이는 학생도 늘고 있으나, 학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큰 관심에도 불구 요구와 해결방식이 미국 교육에 관한 이해 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져 오히려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박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