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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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 땅에 왔는가?’

2009-01-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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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정 (페닌슐라 한인회 이사장)

새해를 맞아 한인사회가 좀더 발전적이고 도전해 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 지역의 한인 이민 사회도 45년이라는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동안 한인 인구도 늘고 친목을 위주로 하는 단체들도 많이 생겼다. 길 곳곳마다 한인이 경영하는 비즈니스가 눈에 많이 띤다. 상용 빌딩을 가지고 있는 한인도 꽤 된다. 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이젠 한국인이 몇 퍼센트 이 동네에 산다는 것까지 나와 있다.
중요한 것은 한인을 분류해 놓았다는 그 자체다. 한인이 다른 아시안들 보다 많이 사는 이 뉴폿 뉴스 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시는 중국과 일본에 있는 도시들이다. 자매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는 한인사회에 직접 도움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한번쯤은 짚고 넘어갈 일인 것 같다. 주류사회와의 관계는 후세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지금 당장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찾는 일과도 관계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류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시간과 성의만 있으면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아도 많은 종류의 봉사활동을 통해 주류사회와의 연결은 쉽게 될 수 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푸드 드라이브 행사도 몇몇 사람만 동참하지만 결과는 크다.
한인사회 단체들도 이제는 친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 한 가지씩만 사업계획에 넣어 실천하면 단체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얼마나 주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줄 수 있다.
집 없는 사람들, 배고픈 사람들, 불우한 청소년들, 양로원, 장애자들, 병원, 군인들을 도와주는 단체들에 동참하는 일 등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시간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봉사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다. 또 하나의 바람은 한인들이나 단체들이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한다.
전문가들을 불러 세미나를 한다든지 자원봉사를 통해 네트워크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들이다. 많은 부모들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자녀들이 학교에서나 친구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고통은 알 리가 없고 알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더욱 문화와 언어가 빚어내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이 또한 한인사회에서 할 일이 아닐까?
자신의 정체성이 어디에, 무엇에 있는지 몰라 갈등하는 청소년들도 많을 것이다. 이들을 자랑스러운 한국계 미국인으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류사회와 벽을 쌓고 우리끼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주류사회와 더 가깝게 생활하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야 한다.
새해에는 45년의 이민 역사를 바탕으로 제자리걸음 하는 삶 보다 우리가 왜 이 땅에 왔는가? 또 지금까지 살면서 한국인으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고 있는 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후세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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