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시각화’ 가 중요하다

2009-0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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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식당 창업을 준비하면서 나는 일본에 가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쿄, 요코하마, 그리고 오사카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먹고 많은 것을 느꼈다. 결과적으로 나는 첫 번째 일본 여행에서 와우 벤토의 기본 컨셉을 생각해 냈고 그 다음해 와우 벤토를 창업하게 되었다. 그 밖에도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시각화의 중요성이었다.

일본에 가면 대부분의 대중식당 앞에는 그 식당에서 파는 음식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그것은 비록 플래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 음식 같이 보기에 먹음직스러웠고 내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선택하기에 편리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음식을 먹으려고 할 때 그 음식모형은 먹어도 괜찮겠다는 안심을 하게 해주었다. 또한 일본에 있는 대부분 식당의 메뉴판은 음식의 설명보다는 사진에 무게중심이 더 실려 있었다. 일어를 모르는 나도 메뉴판만 보고도 내가 원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아주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그 후 나도 일식식당을 창업하면서 음식모형을 만들어서 가게 앞에 진열해 놓았고 대부분의 음식도 사진을 찍어서 가게에 붙여 놓았다. 또한 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는 와우 벤토에는 짧은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서 틀고 있다. 이 동영상은 그 내용이 한국에서 방영되는 ‘맛있는 TV’와 비슷하다. 우선 음식을 만드는 순서를 보여주고 그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소개하며 마지막에는 그 음식을 맛있게 먹고 기뻐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 동영상을 대형 평면 텔리비전으로 틀고부터 우리 가게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은 그것에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많은 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다가 우리 가게의 음식을 주문하곤 했다.


나는 여기에서 또 한 번 음식장사에서 시각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무엇을 먹을지 모르는 손님들에게 시각화는 그 음식에 대한 식욕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음식의 시각화는 백 번 설명보다는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파는 음식에 대하여 손님에게 빨리 또한 정확하게 전달할 수도 있다. 나는 장사가 힘들다는 가게를 찾아가면 여러 가지 조언을 하지만 그 중에 한 가지가 시각화 작업을 해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햄버거와 테리야끼를 파는 사장님에게 시각화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해보라고 권했다. 그렇지만 그 사장님은 “햄버거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하는 말로 내 조언을 거절했다. 물론 햄버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 가게에서 파는 특별하고 먹음직스러운 햄버거의 사진이나 모형을 진열한다면 손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매상도 오를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가게들이 매상이 떨어지고 있다. 이럴 때 음식의 시각화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 식당에 와서 무엇을 먹을지 모르는 타인종 손님을 보면 나는 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만드는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면 손님들은 우리 음식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음식에 대하여 잘 모르는 손님들도 아주 쉽게 주문을 할 것이다. 지금 같은 불황에 가장 어리석은 짓은 경기가 좋아지기만 기다리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 음식 중에 시각화가 가능한 것을 정하고 한번 시도해 보아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음식의 시각화는 손님의 식욕을 자극해 음식을 주문하게 한다.
2. 음식의 시각화는 손님에게 우리음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손쉽게 전달해 준다.
3. 한식에 대하여 잘 모르는 타인종 손님을 끌어들이려면 음식의 시각화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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