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 볼 곳이 마땅치 않네요”

2009-01-0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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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타운 인근 마켓 없어 노인들 큰 불편

새 식품점, 셔틀버스 희망


로렌스길을 중심으로 한 시카고 한인타운에 최근들어 소규모 수퍼마켓들이 거의 사라지면서 주변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아리랑 수퍼, 클락 마켓, 중앙 식품 등 인근 연장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즐겨 찾던 식품점들은 지난 수년새 하나, 둘씩 문을 닫았다. 주로 대중 교통을 통해 근방의 약국이나 병원을 오갈 때 간단한 찬거리를 살 때 이용하던 식품점들이 모두 사라지자 한인 노인들의 불편이 커진 것이다. 무궁화 연장자 아파트의 한 거주민은 “예전에는 길만 건너면 한인 그로서리가 있어서 필요할 때 마다 조금씩 장을 보곤 했는데 이제 문을 닫고 나니까 매번 대형 마트를 찾아가기도 힘들고, 특히 이동이 더 힘든 겨울이 되니까 고충이 크다”고 전했다.

결국 한인 노인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장보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이 가끔씩 노인 관련 복지기관에서 제공하는 차편을 통해 이동할 때 대형 마트에 들러서 한 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 오는 것이다. 하지만 냉장고가 크거나 따로 김치 냉장고가 있다면 모를까 한번에 지나친 양을 보관하는데 애로사항이 있고, 대부분의 노인들은 소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씩 대량의 장을 보는 방법을 이용할 때는 식품점에 갈 필요가 생겼을 시에 곧바로 적절하게 차량을 제공받지 못하면 곤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품앗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장을 보러 갈 때 주변 이웃들이 원하는 약간의 물품을 대신 구입해서 전해주는 방식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어차피 서로 필요한 물건의 양이 많지 않고 1달러에 4~5단씩 하는 파를 사서 한단씩 나눠 갖으면 되는 식으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물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신 물건을 구입해주는 경우에는 가끔씩 작은 액수라도 금전 관계로 서로 의가 상할 수가 있고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물건을 세 가구가 정확히 나눠 갖기가 애매할 때가 있는 등 문제되는 면도 없지 않다.

자동차를 갖고 있는 노인이 있을 경우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가 바로, 함께 차를 얻어 타고 장을 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자녀들이나 가사 보조원들에게 간단한 찬거리 부탁을 한다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노인 복지 기관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이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노인들은 조그만 규모라도 좋으니 한인 식품점이 다시 생기거나 대형 마트에서 노인 고객을 위한 셔틀 버스 운행을 정례화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경현 기자> namu91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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