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실리콘밸리 IT업체에 종사하는 한인동포들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예년의 경우 보너스 등 풍성한 연말연초의 기분을 낼 수 있었으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감원과 구조조정이 대신하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은 최고의 직장으로 불렸던 구글마저 창사 10년 만에 계약직 1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한번도 감원을 하지 않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감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는 전체직원 9만5000명 중 약 12-17%에 달하는 인원을 감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IT업계 선두주자들의 인원감축은 실적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차원이거나 불황에 대비한 사업구조조정의 성격이 있겠지만 IT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IT업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구글과 MS의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은 도미노현상처럼 소규모 IT업체로까지 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미 한차례 인원감축을 실행한 바 있는 반도체업체들의 경우에도 이 같은 도미노현상의 감원이 이어진다면 또다시 인원감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지역 테크놀로지 계통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들의 모임인 K그룹 피터 배회장은 지난해 하드웨어 쪽은 굉장히 상황이 좋지 않았으나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어느 분야에 상관없이 감원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뒤 감원사태의 도미노현상이 나타나기는 하겠지만 시기와 규모가 어느 정도냐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고 말했다.
배회장은 이어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이 ‘비올 때는 큰 우산 밑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이직률도 굉장히 낮은 편이며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도 예년에 비해 소수라고 밝힌 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분들은 현재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난해와 올 초에 석사나 박사과정을 마치는 졸업생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IT업계에 종사하는 조모(산호세 거주)씨도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 5명이 레이오프를 당했다면서 다행히 감원사태가 나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올해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광희 기자>kh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