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앞뒤 분별 못하는 한인회 인수위 / 김덕중

2008-12-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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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언 26대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장 당선자측이 25대(회장 이석찬)로부터 SF한인회 상황에 대한 인수를 받기 위해 구성한 26대 인수 위원회(위원장 문규만)가 ‘확실한 자료 검증 및 한인 동포들에게 정확한 보고를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참고인을 ‘채택’했다.

26대 인수위가 25대 인계위(위원장 전동국)에게 팩스를 통해 보낸‘인수인계 공문 3호’에 따르면 참고인으로는 25대 박준범 전 이사장, 강관진 전 이사, 유창식 현 사무장, 주영기 중앙일보 기자, 박승범 한국일보 기자가 ‘채택’됐다.

그러나‘인수인계 공문 3호’에 명기돼 있는 26대 인수위의 참고인 채택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혀 알길이 없다. 확실한 자료 검증 및 한인동포들에게 정확한 보고를 위해 참고인을 채택했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참고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더구나 26대 인수위는 아무런 사전 ‘상의’나 ‘요청’도 없이 일방적으로 본보의 기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한 후 이를 공문으로 25대 인계위측에 발송했다. ‘원칙’과 ‘정확한 기록’을 위해 모든 한인회 인수인계를 기록(글)으로 남기려고 팩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인수위측이 원칙과는 거리가 먼 ‘임의적인 결정’을 ‘공문’으로 남겨 놓은 셈이다.

이와 관련, 26대 인수위 위원으로 활동중인 김신호 부회장 당선자는 본보는 그 어떤 공문도 받아보지 못했고, 박승범 기자의 참고인 채택에 관해서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기자의 지적에 인수위와 인계위 사이에 오간 공문은 ‘언론에 공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고, 참고인 채택은 문 위원장이 직접 당사자들로부터 사전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인수인계 진행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건 기자에게 문 위원장은 기자가 인수위와 인계위 사이에 오간 공문조차 읽어보지 않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직접 3장의 공문을 팩스로 본보에 보내주었다.)

김신호 인수위원은 이어 아무래도 공문에 참고인 ‘요청’이라고 써야할 것을 위원장이 참고인 ‘채택’으로 잘못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부연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일전에 기자에게 한국어는‘아’다르고‘어’가 다르다며 25대 ‘인계위’가 ‘인수위’로 오기된 것을 따끔하게 지적해 준 바 있다. 그런 그가 ‘채택’과 ‘요청’을 혼동했던 것일까.

인수인계 진행과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26대 인수위가 25대 인계위에 세차례에 걸쳐 보낸‘인수위 공문 제1호’,‘인수인계 공문 제2호’,‘인수인계 공문 제3호’를 보면 25대 한인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에 대해 잘 알 수 있을 거라던 문규만 인수 위원장의 말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인수위 공문 제1호’와‘인수인계 공문 제3호’에 언급되어 있는 25대 한인회 모든 구좌의 뱅크 스테이트먼트, 취소된 수표 사본, 재정보고 사본, 두명의 이사가 서명한 정기 이사회 사본, 현재까지 사용한 구좌의 모든 수표 사본, 한인회 산하 문화 예술원 은행 구좌와 관련된 일련의 서류 등 인수위가 인계위에 공문을 통해 요청한 목록만을 보고 어떻게 문제점을 파악하라고 하는지 요령부득이기 때문이다.

인계위로 부터 받은 서류를 검토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요청한 서류 목록만 보면 문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25대 한인회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문규만 인수 위원장의 언급과 참고인까지 채택한 인수위의 일련의 모습을 보면 25대 한인회 현 상황에 대한 인수를 받는데 힘을 쏟는것 보다는 잘못된 점 혹은 문제점을 찾아 ‘감사’를 벌이자는 것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김덕중 기자> dj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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