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레BC 전원해고

2008-11-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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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 문화예술계까지 확산

▶ 한국 유니버설발레 초청도 취소

경기 부진이 문화예술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밴쿠버에 기반을 둔 캐나다 대표 현대무용단 발레BC(단장 존 알렌)는 저조한 입장권 판매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용수 전원을 포함해 직원과 단장을 모두 해고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1월 발레BC 초청으로 밴쿠버 무대를 가지기로 했던 본국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공연 <백조의 호수>도 취소됐다.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발레엑스포에 초청 받아 공연을 펼치기도 했던 발레BC는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발레 공연 입장권을 구입하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어 발레단의 선택 폭이 넓지 않았다”고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고 이유로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발레BC가 연말마다 러시아 무용단을 초청해 무대에 올리고 있는 공연 <호두까기인형> 입장권 판매까지 저조해 지금까지 판매된 예약석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발레단은 12월 28일부터 3일간 퀸엘리자베스 극장에서 공연될 <호두까기인형>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흥행 여부에 따라 내년 계획된 새 무대와 전국순회공연을 펼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 발레단의 존속에 힘을 실어주기를 부탁했다.

그러나 한 라디오방송이 주관한 설문조사에서 발레BC를 위해 연말공연을 보겠냐는 질문에 10 명 중 8 명 이상이 아니라고 대답해 상황이 점차 비관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발레BC 무용수들은 연말부터 새 무대를 위한 리허설이 시작되는 연초까지 약 3주간 임시해고를 겪어 왔으나 이는 일종의 휴가 성격이었기 때문에 이번 경우와는 다르다.

게다가 <호두까기인형> 공연도 흥행실패로 끝나면 내년 초 복귀 자체까지 불투명해진다는 점에서 공연예술계는 이번 발표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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