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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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상담- 싼 게 비지떡

2008-1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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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싸서 샀더니 역시 별 볼일이 없더라는 이 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듣는 말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가격보다는 품질이 뛰어난 명품이라는 것들에 열광한다. 그만큼 재질이 뛰어나고 장인의 정성과 노력이 스며있는 것들은 절대 싸게 살 수 없으며 소비자 또한 높은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재정관리를 오직 싸다는 이유로 선택하고 구입을 결정했다가 시간이 지난 후 크게 손해를 보고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얼마 전 한 분이 오래 전 구입한 보험 때문에 상담을 요청해 오셨다.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인심 쓰듯 가입한 보험이 문제였다. 어느 날 납입금 고지서를 받아보니 10년 동안 매월 지불했던 납입금보다 두 배가 넘는 액수를 내든지 아니면 보험이 파기된다는 것이다. 먼저의 에이전트가 싸게 해준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최저 불입금을 책정해 놓고 이후는 ‘나몰라’식의 사기 판매를 한 경우였다.


투자성 생명보험 역시 가입 당시 10%, 12%의 수익률로 책정하면서 불입금을 최저로 디자인 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우선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입을 하지만 결국 시간과 돈을 손해 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투자성 보험에 있어서 펀드의 종류와 적절한 투자 관리는 필수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적어도 1~2년에 한번 정도는 전문가의 점검 또한 필수이다.

이 필수조건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자신의 소유 보험의 정당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재정 관리는 리스크(risk)를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장 먼저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 불의의 사고나 큰 병으로 경제활동이 불가능해 지거나 사망한다면 나머지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가장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것이 보험이다. 제일 먼저 위험관리를 하고 나서야만 주식, 예금, 펀드, 채권 등의 다른 재테크 상품들을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재정관리이다. 따라서 보험은 재정관리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집을 살 때는 여러모로 따져보고 구입하면서 정작 자신의 미래와 가족을 지켜주는 보험에 대해서는 무조건 싼 것만을 원한다. 투자성 보험은 또 하나의 집을 사는 것과 동일하다. 좋은 동네의 좋은 재질을 사용한 집이라면 나쁜 동네의 집과 겉은 똑같아 보여도 가격 면에서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도 보험은 싼 동네의 쓰레기 같은 집을 사기 원한다. 또한 이자만 부어가는 모기지(mortgage)와 마찬가지로 최저 불입금만으로는 이자만 부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난 후 특히 경제가 좋지 않을 때 그 실체가 확연히 들어난다. 요즘은 인터넷, TV, 신문 등 많은 매체를 통해 수많은 보험 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나와 내 가족의 경제의 틀이 되고 미래가 되는 보험상품에도 재정관리에도 명품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혜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문의 (949)533-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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