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픈스카이 전격 타결

2008-11-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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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간 무제한 취항, 제3국 경유도 가능

▶ 승객, 화물, 도시 전면 개방

30만 캐나다 한인의 숙원이 이뤄졌다.

18일부터 이틀 간 밴쿠버 연방정부청사에서 열린 한-카 항공회담에서 양국은 제한 없이 상대국 국제공항에 취항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항공자유화협정(오픈스카이)에 전격 합의했다.

합의된 주요 내용은 ▲항공 좌석을 무제한 개방하고 ▲화물기의 상대국 상주를 허용하는 전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협상에 참가했던 한국 측 김상도 수석대표는 “제3국과 연계된 승객과 화물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운송할 수 있는 완전한 형태의 항공자유화”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로써 양국 항공사들은 상대국 원하는 도시에 원하는 기종을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으며 제3국으로도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맺은 항공협정으로는 최초로 항공자유화 7단계의 가장 높은 수준인 화물기가 상대국 도시에 상주하면서 제3국으로 화물을 보낼 수 있는 권리(7자유 운수권)까지 확보했다.

이번 만남에서 전면 타결은 힘들지 않겠냐는 분위기 속에 시작된 회담은 이틀째인 19일 오후 5시30분 경 양측 대표가 합의서(Agreed Minute)에 서명함으로써 오랜 바램과 긴장이 순식간에 보람과 환호로 바뀌었다.

일단 양국 정부가 합의 절차는 마쳤지만 공식 발효는 내년으로 미뤄진다. 캐나다 정부는 1989년에 체결됐던 기존 협정을 새로운 내용으로 새로 체결하자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일부 내용을 변경하는 수준이 아닌 전면 개정하는 권한이 외교통상부에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 나섰던 캐나다 측 수석대표가 외교부 소속인 것과 달리 한국은 주무부서가 국토해양부인데다 이번 회담에 외교통상부에서 참여하지 않아 일단 합의된 내용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 공식 외교 절차를 거쳐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공식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취항할 한국 항공사들이 분주해졌다. 대한항공은 우선 내년 봄까지 기존 공급 좌석보다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보다 큰 기종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노선에 배정할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는 문제와 겹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밴쿠버에 취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캐나다정부에서도 하루 전에야 에어캐나다에 타결 방침을 알려줄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 타결 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캐나다 수석 대표가 회의 중에도 여러 번 ‘오픈스카이에 대한 한인의 적극적인 지지에 감동 받았다’는 말을 했다”고 한인 커뮤니티의 지원에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수석대표는 “출발 전 캐나다 측에서 한국에 ‘기존 체결을 개정하자‘고 미리 제안했었다”며 이 내용을 외교통상부에 알리고 회담에 함께 참석할 의사를 타진하긴 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합의할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오픈스카이 타결을 기원하는 3만여 한인의 서명지를 들고 협상 당일 새벽 몬트리올에서 올만큼 큰 힘을 보탠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 김근하 회장도 “협상에 직접 참가하기 위해 로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해 애를 태웠지만 추진 과정에서 얼굴을 익힌 캐나다 외교통상부 직원이 협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축하한다’고 말한 순간 그 동안의 고생이 다 사라졌다”고 기뻐했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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