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리즘> ‘억지’ 바이러스

2008-11-1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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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현 후보측은 17일(월)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자 정견 발표회 거부 이유를 밝혔다. 요점은 불공정한 룰을 만들어놓고 하는 정견 발표회는 참여할 수 없다는 것.

김상언 후보측 선거대책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부씨와 이사후보인 김진영씨가 각각 교차로 뉴스 사장과 중앙일보 직원이니 교차로 뉴스와 중앙일보가 주도하는 기자협회 주최 후보자 정견 발표회는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에 대해 18일자 신문을 통해 “너무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달라 전 후보 선대위측에 공식적인 사과 또는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과 또는 해명 요구의 근거로 첫째, ‘기자협회와 토론회를 사전에 협의한 적도 없으며 단지 정견발표회가 예정돼 있다는 기자협회의 보도자료에 기초, 이를 알림기사로 처리했을뿐 이와관련 어떤 의사도 주장한 적이 없다”는 것을 들었다. 기자협회 부회장 박성보 교차로 뉴스 기자에 따르면 기자협회 주최 정견 발표회 관련 보도자료는 14일(금) 오전 대부분의 언론사(한국일보, 선관위 제외)에 배포됐다. 본보는 오후 3시경 이 보도자료를 받았으며 선관위도 오후에 받았다.


중앙일보의 반박기사와 기자협회 박성보 부회장의 말을 종합해 보면 14일(금) 오전 언론사에 보도자료가 배포됐고 중앙일보는 이를 받아 당일자 신문에 기사를 실어 내보낸 것이 된다. 신문편집 일정상 이는 불가능하다. 최소한 13일 오전 혹은 이른 오후에는 보도자료를 받았어야 14일자 신문에 실을 수 있다. 따라서 보도자료 배포 이전 내용을 전달받았어야 옳다. 중앙일보가 기자협회와 토론회를 사전에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힌 내용이 미덥잖은 이유다.

김응수 선관위원은 “김병오씨(북가주 기자협회장)와 14일 오후 6시 25분 통화했을 때 김병오씨는 박성보씨가 중앙일보에 12일 정견 발표회 관련 원고를 가져다주러 간다고 말했다”고 김병오씨와의 통화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보여줬다. 참고로 교차로 뉴스는 중앙일보에 신문인쇄를 맡기고 있다. 김병오 기자협회장은 “박성보 국장이 최광민 국장에게 인쇄하러 갈때 (정견 발표회) 얘기를 했을 거라고 김응수씨에게 말한 적은 있다”며 “실제로 박성보 국장이 당일 중앙일보에 갔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두 사람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성보 기자는 선관위의 18일(화)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자에게 “중앙일보에 보도자료 외에는 미리 얘기한 것이 없다. 전화로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14일자 후보 정견 발표회 기사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중앙일보가 기자협회가 주도한 정견 발표회 개최 내용을 언제 어떻게 알았느냐의 사실여부를 떠나 참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전일현 후보측의 의사를 무시하고 14일(금), 15일(토)자에 연속으로 구체적인 행사 날짜, 시간, 장소를 발표한 것은 명백한 오보다. 이에 대한 정정기사없이 전일현 후보측의 기자회견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오히려 사과 혹은 해명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먼저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전일현 후보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면 그때 사과 혹은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다.

또한 김상언 후보측 이사후보인 김진영씨가 현재 일을 그만둔 상태이기는 하나 후보등록 당시부터 14일까지 분명히 중앙일보에 적을 두고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직원이 상대 후보 진영에서 일하는 등의 소문은 사실과 다름을 천명한다”고 밝힌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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