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골프와 투자이야기<83>

2008-11-14 (금)
크게 작게
유연성을 지키려면


경기 침체가 가중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다소 완화되었지만 아무리 좋은 자산이 많더라도 필요한 현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퇴출당하거나 구제를 받더라도 건전한 자산들을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재정의 유연성 문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새를 쥐는 느낌으로


필드에서 체격도 그리 크지 않은 골퍼들이 시원한 장타를 뿜어내는 장면을 자주 보는데 한결같이 유연하고 탄력적인 스윙을 가지고 있다. 유연성은 거리는 물론 일관성의 절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유연성은 준비 자세부터 스윙이 끝날 때까지 클럽헤드의 무게가 어느 정도 느껴지는 지로 판가름할 수 있다. 유연한 스윙으로 대표되는 샘 스니드는 새의 발을 쥐는 정도의 압력으로 클럽을 잡으라고 강조한다.

하수들은 세게 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클럽을 지나치게 꽉 쥐는데 파워는 줄어들고 몸이 경직되어 스윙을 망치게 된다. 그립의 압력은 클럽을 놓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한데 그래야 헤드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스윙 전 클럽을 좌우로 흔드는 ‘웨이글’(waggle)은 몸 특히 팔이 경직되는 것을 막아준다. 셋업이 끝나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스윙에 들어가도록 한다.

스리 버킷 모델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신용경색에 이어 유동성 문제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비즈니스는 물론 재정의 분산 관리를 소홀히 여긴 기업들이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유동성 문제가 개인 재정에도 고스란히 전위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박한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부동산이나 은퇴연금과 같은 장기적인 자산들을 처분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재정계획은 여러 분야를 다루지만 재정분석을 기초로 전반적인 재정의 유연성을 고려하는 것을 첫 단계인데 일자리를 잃거나 몸을 다쳐 소득이 중단되거나 크게 줄어드는 등의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캐시 리저브’(cash reserve)를 준비하는 것이다.

캐시 리저브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6개월의 생활비를 기준으로 한다. 직장인처럼 일정의 소득이 들어오는 경우 3개월의 고정 지출비로도 충분하지만 자영업자처럼 그 규모가 불규칙할 경우 전체지출의 6배 정도가 적절할 수 있다. 캐시 리저브는 ‘스리 버킷’ 즉 20% 정도는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체킹, 30% 정도는 세이빙이나 단기 CD, 나머지는 장기 CD나 단기 채권구좌에 나누어 분산 관리하도록 한다. 적절한 캐시 리저브의 비축과 관리는 어려울 때 우리의 재정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된다.

(310)895-0406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