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장에서 채용과정 중 가장 두려운 상상은 특별히 유익하지 못한 사람들로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 즉 지원한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사람이 없을 경우이다. 반대로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빈자리의 주인공이 되는 것만큼 바늘방석도 없을 것이다.
많은 인재 추천 케이스를 접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후보자를 경험하게 된다. 그 중에는 능력을 갖추고 준비된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취업의 의지가 있는 걸까 의심될 정도로 아무런 준비 없이 취업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후보자도 간혹 만나게 된다. 기업에서는 어떤 후보자의 유형을 꺼려하는지를 확인해 봄으로써 구직자 입장에서 이러한 유형의 후보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아무 곳에나 지원하는 ‘문어발형’ 후보자를 들 수 있다.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려운 상황이 되다 보니, 일부 후보자들은 자기 적성이나 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어디든 붙고 보자는 식의 구직활동을 하게 된다. 이는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에 심한데, 이러한 현상이 점차 증가하다 보니 설사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적성이나 능력 부족으로 1년 이내에 이직을 하는 신입사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뒤집어 표현하면 어떤 것도 잘 하지 못한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으로 2%가 아쉬운 ‘역량부족형’ 후보자의 경우이다. 최근 기업들은 현업에 바로 투입하여 바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뽑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면접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후보자들 중에는 이러한 실무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를 들면 MS-Office 등과 같은 기본적인 IT 능력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실무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직장 내의 예절 등은 직장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가르쳐주는 매너가 아니라 후보자 스스로가 몸에 익히고 있어야 할 기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성보다는 화려한 경력만 쫓는 ‘잡 노마드(job nomad)형’ 후보자도 기업 입장에서는 꺼려하는 인재의 유형이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분위기는 직장인들 사이에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데다, 개인의 가치 실현을 점차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국에서는 이직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자유로운 것 같지만 개인적인 업무실적에 중요성을 더 두고 있는 미국 기업조차도 분명히 조직문화라는 것이 존재하고, 너무 잦은 이직으로 인해 조직문화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은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구직자들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한 직장, 혹은 직장 내 한 부서에서만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현실안주형’ 후보자 유형도 있다. 이러한 유형은 현실에 안주하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변화를 주도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수동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자기발전의 동력을 잃어 결국에는 기업의 생산성에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항상 자신의 경력 개발에 노력함으로써 언젠가 자신에게도 불어 닥칠 수 있는 태풍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Big 5 투자은행(IB) 중에 3~4개가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경력(특히 한국에서의 경력)을 맹신하는 ‘자기맹신형’ 후보자도 기업 입장에서는 꺼려지는 후보자일 수밖에 없다. 물론 자신의 능력과 경험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직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자신의 경험만을 강조하고 그에 대한 대가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실망과 불평을 늘어놓는 후보자는 환영받을 수 없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냉철한 현실감각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기업이 회피하는 후보자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소한 위에 설명된 유형의 후보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만으로도 준비된 후보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김성수
(201)567-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