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 반대하는‘녹색변화’ 고집

2008-10-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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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옹, 제 발등 찍은 꼴

“디옹은 ‘녹색 똥자루’를 자기 발등에 떨어뜨렸다.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 스테판 디옹 당수가 ‘녹색변화(Green Shift)’ 전략을 끝까지 고집한 것이 지난 14일 총선에서 자유당의 참패를 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크 마졸리니는 탄소세로 소득세 인하효과를 유도한다는 녹색변화가 자유당의 정권탈환에 암초가 될 것임을 이미 지난 4월 말 예측했었다. 토론토의 여론조사 전문업체 ‘폴라라(Pollara)’를 운영하는 마졸리니는 “녹색변화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을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이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보다 광범위한 환경정책의 일부로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당시 자유당 전략가들에게 보냈다.


언론에 유출된 당시 자료에 따르면 그로부터 몇 주 후 디옹의 수석보좌관 요한 세네칼은 데이빗 스미스, 마크 매리슨, 낸시 지라드 등 선거대책본부 공동의장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디옹은 녹색변화를 고집하고 있다며 “일단 포커스그룹을 통해서라도 이같은 메시지의 효과를 분석해봐야 한다. 이를 그냥 놔두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마졸리니는 탄소세 전략에 대해 “세금을 올리고, 너무 복잡하고, 납세자의 주머니사정을 악화시키는 무모한 모험이라는 보수당의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대부분 마졸리니와 같은 의견이었다. 심지어 일부 자유당원들은 녹색변화 전략을 ‘BOM(bag of manure·똥자루)’이라고 부를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당수들의 TV토론회를 앞두고도 녹색변화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경제에 초점을 맞추라는 메시지를 수 차례 자유당의 토론준비팀 관계자들 앞으로 보냈다는 마졸리니는 “어느 누구도 이 전략을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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